도심 주택공급의 성공 방정식
권혁삼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노후청사 활용·신축매입약정에 속도
부진한 민간 정비사업 행정지원 강화
공공 역량 모아 집값 안정 도모해야
입력2026-02-11 18:08
수정2026-02-11 23:48
지면 31면
정부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도권 내 우수 입지의 유휴 부지와 노후 청사 등을 활용해 6만 가구 이상을 신속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7일 공급대책’에 따라 향후 5년간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목표 이행을 위한 첫 조치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중점 공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급 목표를 실행하고 국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공공 주도의 신속 주택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노후청사를 비롯해 미사용 학교 용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돼 입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그동안 관계 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가용 부지를 발굴한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전세사기 여파로 급감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의 신축 매입 약정 사업 목표도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수도권 내 약정 물량은 4만 8000가구로 2023년에 비해 약 7배 증가했다. 신축 매입 약정은 민간이 신축하는 비아파트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계획 단계부터 매입을 확약하는 사업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의 선호가 높은 도심에 가성비 높은 주거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 단가 현실화를 통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둘째,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9·7 공급대책’에 따라 정비사업의 초기 사업비 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재개발·재건축사업 절차 간소화, 도심 공공 주택 복합 사업 시즌2 등에 관한 입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고 품질 기준 강화 등으로 주민 분담금이 수억 원에 이르는 등 사업 여건이 악화해 공공의 다각적 지원이 요구된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제도나 모아타운 사업과 같이 공공이 앞장서 계획 수립과 인허가, 심의 절차를 행정 지원해 사업 기간 단축을 도모하는 한편 사업성이 낮은 구역에 대해 공공 기여를 탄력 적용하는 등 사업성 제고를 지원해야 한다. 특히 사업 시행 과정에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신속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민간 정비사업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 공공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사업성 부족 또는 주민 갈등으로 민간 주도 정비사업 추진이 어렵거나 정체·중단된 지역에 대해 공공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LH는 지난해 말 수도권정비사업특별본부를 출범하고 공공 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 64곳 1만 5000가구, 공공재개발사업 29곳 6만 2000가구,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46곳 7만 8000가구 등을 추진 중이다. 공공 정비사업은 민간 개발이 어려운 소외지역에서 추진되는 만큼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나 제도 도입 이후 민간 정비사업의 규제가 잇달아 완화되며 장점이 많이 약화했다. 따라서 사업 대상지를 민간 사업과 차별화하고 정비계획·사업계획 통합수립, 이주비 지원 확대, 지분 적립형 주택 공급 등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앞으로 유휴 부지, 노후 청사, 신축 매입 약정 등을 통한 공공 주도의 신속한 주택 공급과 함께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수도권 내 양질의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집값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공공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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