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의 승부수…PLCC, ‘데이터 동맹’으로 재편
[경영전략 바꾼 현대카드]
무신사와 파트너십 종료 결정
시장 과열에 기업 옥석가리기
AI·데이터역량 방점 협업 강화
회원정보·소비패턴 분석 제공
입력2026-02-11 18:14
수정2026-02-11 21:42
현대카드가 무신사와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파트너십을 종료하면서 사업 전략을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4월께 종료되는 무신사와의 PLCC 파트너십을 끝내고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새 PLCC 파트너로 선정한 삼성카드와 함께 현대카드와도 제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카드는 종료를 선택했다.
이는 현대카드의 PLCC 전략 수정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LCC 시장을 연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PLCC 발급량의 78%를 차지한다. 그러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다수의 PLCC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데이터 동맹’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다수의 파트너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회원 모집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카드가 무신사를 비롯해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 등 과거 주요 파트너사와 계약을 종료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PLCC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PLCC가 확대되던 2020년대 초반에는 기업이 자사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카드사는 회원을 확보할 수 있어 ‘윈윈’ 구조였다. 하지만 PLCC에 다른 카드사들이 뛰어들면서 마케팅 비용이 금융사에 과도하게 전가되고 있다는 게 현대카드 측의 판단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카드 실적에서도 입증된다. 일부 PLCC 파트너사를 조정한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현재 회원 수가 1267만 명으로 전년 말의 1225만 명과 비교해 42만 명(3.4%) 늘었다. PLCC 후발 주자로 뛰어든 주요 카드사들이 1~2%대 회원 증가율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전반적인 업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2%(332억 원), 10.7%(339억 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는 단순한 카드 제휴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협력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데이터 동맹으로 격상해 업종별 선도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17개 PLCC 파트너사와의 연합체인 ‘도메인 코스모스’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도메인 코스모스는 회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이를 마케팅과 사업에 이용한다. 단순히 서로 제휴 카드를 발급하는 것보다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가 있는 곳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무신사와 PLCC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사들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동맹 체제로 재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이 같은 데이터 동맹이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AI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성장 방정식을 새로 찾는 중”이라며 “AI와 데이터·스테이블코인이 카드 업계의 구도를 바꿀 변수”라고 평가했다.
이에 현대카드의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PLCC 전략은 AI와 데이터 협업을 통해 파트너사들과 동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PLCC 옥석 가리기로 내실을 챙기면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업체들과 글로벌 데이터 동맹 체제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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