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식상해”… 中 AI 1위 바이트댄스, 춘제에 ‘로봇’ 뿌린다
단순 현금보다 ‘기술 경험’에 베팅
감성지능 앞세워 업계 1위 굳히기
춘제 앞두고 AI 업계 ‘야근 모드’
새 모델로 ‘제2의 딥시크’ 노려
입력2026-02-12 06:00
중국 최대 명절 춘제(설날)를 앞두고 대륙을 달구고 있는 인공지능(AI) 세뱃돈 마케팅 전쟁에 ‘최종보스’격이 등판했습니다. 바로 중국 내 AI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인 바이트댄스인데요. 현금 살포에서 그치지 않고 로봇, 3D프린터 등 자사 AI 기술이 활용된 스마트 기기를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입니다. 단순 마케팅을 넘어 실질적인 AI 경험을 확산시켜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현금 대신 ‘AI 로봇’ 쏜다
11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산하 AI 앱 ‘더우바오’는 설맞이 이벤트인 ‘더우바오와 함께하는 새해’를 13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행사는 총 두 단계로 나뉘는데요. 1단계에서는 신년 연하장 제작 등 활동 참여 시 현금 인출이 가능한 ‘훙바오’를 추첨 지급합니다. 이는 각각 10억 위안(약 1800억 원)·5억 위안을 내건 텐센트와 바이두, 25위안짜리 밀크티 쿠폰을 전 이용자에게 뿌린 알리바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진짜 클라이맥스는 설 전날인 16일에 펼쳐지는 2단계 행사입니다. 중국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중국중앙(CC)TV 춘제 갈라쇼 ‘춘완’과 연동해 진행되며 최대 8888위안(약 160만 원)의 현금 혹은 더우바오 AI 모델이 적용된 스마트 기기를 경품으로 증정합니다. 유니트리 로봇, 뱀부랩 3D 프린터, DJI 드론 등 17종의 인기 제품이 포함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경품들이 단순 가전이 아니라 바이트댄스의 자체 클라우드인 ‘화산엔진’을 통해 더우바오 AI를 전면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유니트리 로봇은 더우바오의 시각언어모델(VLM) 기술을 통해 사람과 유사한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합니다. 현지 매체 36kr은 “더우바오가 키워드를 ‘현금’에서 ‘AI 체험’으로 전환했다”며 “춘제를 AI 기술에 대한 전 국민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감성’으로 굳힌 압도적 1위
바이트댄스는 현재 중국 AI 앱 시장에서 명실상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더우바오의 평균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2억 3000만 명을 돌파해 2분기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했죠. 지난해 12월에는 일일활성사용자(DAU)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비결은 차별화입니다. 타 AI들이 문제해결력 등 지능을 뽐내는 데만 급급할 때 ‘감성지능’에 초점을 맞췃습니다. 예컨대 ‘한국 훈남처럼 옷 입는 법’을 가르쳐 주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는 등 일상적 상호작용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죠. 이같은 ‘친근함’이 바이트댄스의 세계 1위 숏폼 플랫폼인 더우인(중국판 틱톡)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트래픽도 자연스레 늘어나는 선순환이 구축됐죠. 실제 지난해 텐센트가 ‘위안바오’ 마케팅 예산으로 150억 위안을 쓸 때 더우바오는 불과 4억 3500만 위안을 쓰는 데 그쳤다고 하네요.
여기에 바이트댄스는 최근 영상 생성 AI인 ‘시댄스 2.0’을 발표하며 또 한 번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지난해 6월 1.0 버전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내놓은 야심작으로 제작 난도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는데요. 중국 그래픽 감독인 야오치는 이를 활용해 2분짜리 공상과학 단편영화 ‘귀도’를 제작했는데 투입된 비용은 330.6위안(약 7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딥시크 쇼크’에 이은 ‘시댄스 쇼크’라는 극찬도 이어지고 있죠. 다만 사용자 동의 없이 더우인 콘텐츠를 무단 학습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도 동시에 일고 있습니다.
AI 모델 출시 경쟁…‘제2의 딥시크’ 노린다
현지에선 연휴를 앞두고 AI 모델 출시 경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차세대 이미지 모델인 ‘큐원 이미지 2.0’을 발표했고, 문샷AI도 여러 개의 AI가 협력해서 일하는 새로운 방식의 AI 모델인 ‘키미 2.5’를 내놨습니다. 지난 6일 개발자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익명으로 업로드된 뒤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수 1위를 차지하기도 한 ‘포니알파’는 즈푸AI의 신모델로 밝혀지며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죠.
이처럼 기업들이 춘제 직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지난해 ‘딥시크’ 사례 때문입니다. 당시 딥시크는 춘제를 앞두고 전세계를 뒤흔든 시그니처 모델 ‘R1’을 내놓으며 엄청난 트래픽을 선점한 바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AI 기업이 신모델 출시를 위해 춘제를 앞두고 ‘야근 모드’에 돌입했다”며 “힘들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목격해 뿌듯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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