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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자 “전문 조직 두고 대미투자공사는 ‘옥상옥’...비관세장벽 해결도 중요”

입력2026-02-12 06:02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에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치하는 것은 옥상옥”이라며 “한국투자공사(KIC)와 같은 기존 전문 조직이 대미 투자를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새로운 기관이 생기면 조직장 인선 등 잇따른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대미 투자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최선을 다하는 사이 정부 역시 쿠팡 사태, 망사용료 등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완화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25% 관세 폭탄이 다시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말하는 법 통과 지연은 겉으로 표현된 불만”이라며 “쿠팡 사태, 온라인플랫폼법, 망 사용료 등 비관세장벽도 종합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비관세장벽 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미국이 관세 압박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현상을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겉으로는 불만 표시처럼 보여도 그 속내에는 매우 복잡한 정치적·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지금 한쪽에서는 쿠팡 사태가 터졌고, 미국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약속된 대미 투자 자금이 빨리 들어와 성과가 나야 하는데, 그 과정이 더디다 보니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미국 행정부는 현재 관세 인상 문제로 법원 소송 중인데, 1·2심 모두 패소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여당은 3심에서도 패소하면 관세 인상 명분이 사라질 거라 내심 관망해 왔지만, 미국이 이 기류를 벌써 눈치챈 모양새입니다.

사실 법원에서 패소해도 트럼프는 무역확장법 같은 별도 카드를 꺼내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지금은 SNS 언급 수준이지만 공식 서면 통지가 날아오면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됩니다. 미국이 갑인 상황에서 우리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버틴다 한들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가 없지 않겠어요.

결국 비관세 장벽에 대한 불만부터 투자 이행 지연에 따른 초조함까지, 이러한 복합적인 부담감들이 이번 사태와 맞물려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부는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는지

정통망법 문제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입니다. 한미 간에 합의한 팩트시트를 보면 망 사용료나 온라인 플랫폼 법 같은 인터넷 정책에 대해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보나 데이터가 국경을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서버 위치 같은 걸로 제한을 두지 않기로 약속했었죠.

그런데 최근 우리 국회 상황은 어땠나요? 정통망법 개정안(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처리하면서 야당은 쏙 빠지고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잖습니까. 물론 개인정보 유출 같은 문제는 당연히 엄격하게 제재해야죠. 하지만 팩트시트에 담긴 국제적 약속과 국내 입법 사이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해야 할 대미투자법은 미루고, 하지 말아야 할 규제 법안은 속도전으로 통과시킨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3월 초까지 대미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까요

현재 국회에는 총 9건의 법안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법안들의 공통된 핵심은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 전에 반드시 국회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못 박는 것이지요. 또한 국민의힘은 비준 동의를 거치지 않은 만큼, 재정 역량 평가나 투자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모든 자료를 국회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방위적인 자료 공개가 다소 깐깐하게 느껴져 꺼려질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논란 끝에 조율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설립 문제는 여야가 아주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생각에 한미전략투자공사같은 새 기관을 만들게 되면자칫 낙하산 인사나 자기 편 일자리 챙겨주기 같은 비리로 변질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굳이 새 조직을 만들지 않더라도 이미 전문성을 갖춘 한국투자공사(KIC) 같은 기존 기관을 활용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라 이 지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KIC 같은 전문 조직을 활용하면 무엇이 장점인가

KIC 같은 기관들은 이미 오랫동안 해외 자산 투자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고, 그 분야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투자 실무에 능숙한 전문가들이 이미 포진해 있는 만큼, 기존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예산도 아끼고 전문성도 살리는 길이라는 입장입니다.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일종의 ‘옥상옥’이다. 이미 지붕이 있는데 그 위에 지붕을 하나 더 얹는 격이라, 행정적 낭비는 물론이고 불필요한 규제나 인사 잡음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지요. 특히 신설 공사가 자칫 ‘낙하산 인사’를 위한 자리 만들기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이 약속대로 관세를 15%로 확정할까

조현 장관이나 김정관 장관의 발언을 보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쿠팡 사태가 관세 문제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근 조 장관의 답변 기조를 봐도 해결이 결코 쉽지 않겠다는 인상을 줬거든요. 사실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자마자 관세가 다시 15%로 돌아가는 건 우리의 희망 사항일 뿐입니다.

만약 이 특별법을 통과시키고도 관세 15% 원복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장관들이 책임지고 전원 물러나야 한다고 봅니다. 김정관 장관, 구윤철 부총리, 그리고 통상교섭본부장과 강경화 주미대사까지 모두 물러나야 마땅합니다. 미국이 문제 삼던 법 지연 이슈를 해결해 줬는데도 관세를 제자리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이건 단순한 외교 참사를 넘어 이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증명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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