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실격은 중국이, 메달은 네덜란드가 날렸다…0.24초에 무너진 ‘오렌지의 꿈’
빙속 1000m에서 레인 바꾸다 중국 선수 발에 차여 5위로 마무리
입력2026-02-12 07:32
수정2026-02-12 09:21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 유프 베네마르스(23)가 중국 롄쯔원(27)과의 충돌 사고로 올림픽 첫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11조 인코스에서 출발한 베네마르스는 폭발적인 레이스로 메달권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코너를 돌아 레인을 바꾸는 구간에서 사고를 당했다.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나가던 롄쯔원이 베네마르스의 스케이트 날을 건드렸고 이로 인해 베네마르스는 중심을 잃으며 가속이 줄었다.
베네마르스는 충돌 상황에도 1분07초5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당시 1위에 올랐다. 심판진은 무리하게 진로를 변경한 롄쯔원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규정상 레인 교체 시에는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진입하는 선수가 우선권을 가진다.
모든 경기가 끝난 후 베네마르스의 최종 순위는 5위로 밀렸다. 동메달 기록과는 불과 0.24초였다. 충돌이 없었다면 충분히 시상대 위에 오를 수 있었던 페이스였다.
베네마르스는 즉각 재경기를 요청했다. 다시 홀로 빙판 위에 섰지만 이미 한 차례 전력을 쏟아부은 뒤였다. 흐트러진 호흡과 끊긴 리듬은 돌아오지 않았다. 베네마르스는 혼신의 질주를 펼쳤지만 결국 기록 단축에 실패했다. 그는 아쉬움에 얼굴을 감싸쥐며 고개를 떨궜다.
베네마르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주행 라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중국 선수가 길을 막았다”며 “올림픽 꿈이 무너져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없었다면 메달 획득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베네마르스는 “경쟁 상대도 없는 상태에서 재경기를 한 것은 불공평했지만 메달을 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경기뿐이었다”며 “이틀만 지나면 나는 메달이 없는 선수로 남게 될 것 같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롄쯔원의 사과에 대해서는 “기회를 빼앗긴 상황에서 사과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크 오리 네덜란드 코치 역시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이런 방해를 받다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동메달은 1분07초34를 기록한 중국 닝중옌에게 돌아갔다. 닝중옌은 베네마르스의 재경기 결과를 기다린 뒤 동메달이 확정되자 코치진과 기쁨을 나눴다.
닝중옌은 “베네마르스의 재경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긴장됐다”며 “오늘의 동메달은 지난 4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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