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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 상승에 청년 소비 -0.3%…“갈아타기 위해 집 있어도 아껴”

입력2026-02-12 12:00

수정2026-02-12 13:49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정보. 뉴스1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정보. 뉴스1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를 늘린다는 이른바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한국에서는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50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집값 상승이 오히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2일 공개한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 이슈노트에서 “주택가격 상승이 가계 후생에 미치는 효과는 연령과 주거지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연구는 집값 상승이 자산 가치 증가와 생애소득 확대 기대를 통해 소비를 늘린다는 자산효과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한은은 기대심리에 의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집값이 오르는 상황을 가정해, 자산효과 외의 경로까지 함께 분석했다.

유주택자는 자산가치 상승으로 소비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무주택자는 향후 집을 사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게 된다. 이를 ‘투자효과’로 볼 수 있다.

또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늘린 가계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이게 된다. 이른바 ‘절약효과’다.

한은은 “자산 축적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 층일수록 이런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자료를 활용한 패널 회귀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주택가격이 1% 상승할 때 소비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의 주택가격 탄력성’을 추정한 결과, 50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50세 미만에서는 -0.2에서 -0.3 수준의 음(-)의 탄력성이 추정됐다.

이는 집값이 1% 오를 경우 비주거 소비지출이 평균 0.2~0.3%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40대 이하 무주택자의 소비성향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통적 자산효과와는 다른 결과다. 집값 상승이 젊은 층의 소비를 자극하기보다 오히려 제약하는 경로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조모형 시뮬레이션 결과도 유사했다. 한은은 대출 규제까지 반영한 생애주기 모형을 구축해 분석했다.

집값이 5% 상승할 경우 50세 미만 가계의 후생은 소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0.2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세 이상은 0.26% 증가했다.

여기서 ‘후생’은 단순 소비가 아니라 비주거 소비와 주거서비스 이용에서 얻는 효용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소비 단위로 환산한 것이 ‘소비 동등 변화’다. 예컨대 후생이 1% 감소했다는 것은 소비를 1% 줄인 것과 동일한 수준의 효용 감소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특히 50세 미만 유주택자도 후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주택 실거주자나 저가주택 보유자가 대출 부담과 주거 사다리 상향 이동 압박을 동시에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 자산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월세 투자자나 갭투자자의 후생 증가 효과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청년층 소비 위축을 통해 내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높은 주거비 부담은 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기대심리에 기반한 주택시장 과열을 방지하고, 청년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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