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공정위, ‘설탕 3사’ 담합에 과징금 4083억 철퇴...‘역대 2위’

CJ·삼양·대한제당 과징금 4083억

사업자당 평균은 1306억...‘역대 최대’

입력2026-02-12 12:01

수정2026-02-12 15:26

공정거래위원회.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083억 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4년간 음료·과자 제조사 등 실수요처에 적용되는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전체 담합 사건 기준 역대 두 번째로, 업체당 평균 부과액은 약 13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서 사업자당 평균으로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담합 혐의를 받는 3사의 관련 매출액은 3조 2884억 원,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15%로 산정됐다.

조사 결과 제당 3사는 원당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이를 신속히 설탕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했고,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폭을 최소화하거나 인하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가격 조정을 공동 진행했다. 총 8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 6회, 인하 2회를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은 대표·본부장급부터 영업임원·팀장급까지 직급별 회의와 연락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가격 변경이 합의되면 거래처별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그 결과를 다른 회사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실행력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가격 인상은 단 한 차례도 실패하지 않았고, 인하 요인이 발생한 경우에는 인하 폭이 제한되거나 지연됐다.

공정위는 설탕 산업이 국가의 무역장벽 보호 속에서 소수 사업자가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담합의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특히 크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시기에 담합이 이어졌다는 점도 제재 수위를 높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2007년에도 동일한 설탕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담합을 저질렀고, 지난해 3월 공정위의 조사 개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는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논의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업체들이 회합과 전화 통화 위주로 담합을 은폐해 초기에는 명확한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요처 조사와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약 1년간 조사를 이어간 끝에 담합 전모를 밝혀냈고, 일부 사업자의 자진신고(리니언시)를 이끌어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행위 금지명령과 함께 향후 일정 기간 설탕 가격 변경 현황을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이를 통해 과점 시장에서의 추가 담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전분당·계란·돼지고기 등 주요 식료품 분야의 담합 사건 역시 엄정한 대응 기조를 이어간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과징금은 담합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충분히 초과하는 수준”이라며 “다만 현행 법 체계만으로는 담합 억제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담합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높이는 법 개정과 함께,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제재를 강화하는 시행령·고시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