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회동 1시간전 “안간다”…靑 “깊은 아쉬움”
與주도 법사위 재판소원법 통과 빌미
홍익표 “국회 상황, 靑과 연계 부적절”
“靑, 상임위 일정 고려 일정잡지 않아”
입법 지연에 “정부 최선의 노력할 것”
입력2026-02-12 15:38
청와대는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오찬 회동이 무산되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예정됐던 여야 정당대표의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런 불참으로 취소됐다”며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통과시킨 게 야당에 빌미가 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 수석은 “국민의힘이 국회 상황을 청와대와 연계해서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회 일정과 상임위 운영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로,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형태의 관여나 개입을 한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사위와 오찬 회동 일정은 전혀 무관하다”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일정까지 다 고려하고 어떤 법안이 통과되는지 보면서 일정을 잡진 않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번 오찬은 어제 오전 제가 장 대표에게 연락해 시작된 것은 맞지만 이미 오래전 장 대표를 예방했을 때 장 대표가 형식에 구애 없는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했고, 그 말씀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청와대는 (여야 대표 회동을) 검토해왔고 설 명절을 앞두고 국민께 국민 통합 관련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준비했던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와의 오찬 마저 취소한 것과 관련해선 “오찬 회동의 취지가 여당과 야당의 대표를 모시고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었기에 장 대표가 불참한 상황에서 자리를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은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과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협치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회동 무산이 여야 강대강 구도를 키우면서, 민생입법은 협상 동력을 잃고 처리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시간이 없다”고 호소하며 국회를 향해 “입법 속도가 너무 늦다”고 호소 한 바 있다. 홍 수석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 법안 처리율이 매우 낮아 대통령께서 아쉬움과 유감을 여러 차례 표명하신 바 있다”며 “국회 상황상 때로는 일정이 지연되거나 파행이 이뤄지는 것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에 대해 조금 더 협력적으로 국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지원해야 될 일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회동 입장을 바꿔 약속 시간 1시간을 앞두고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오찬 회동이 민주당 불참 방침에 따라 연기된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여야간 협의를 거쳐 미룬 것으로 이번 상황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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