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 기여도 업은 SK온…2차 ESS 정부 입찰 50% 수주 대반전
1차 입찰선 한곳도 수주 못했지만
전체 565MW 중 284MW 따내
국산소재 확대·국내 생산 전략 적중
1차 싹쓸이 삼성SDI 35.7% 선방
맏형 LG엔솔은 14%로 체면 구겨
입력2026-02-12 17:48
수정2026-02-12 19:00
SK온이 1조 원대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예상을 깨고 물량의 50% 이상을 수주했다. SK온은 지난해 1차 입찰에서는 한 곳도 사업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1차 입찰에서 76%를 싹쓸이했던 삼성SDI(006400)는 35.7%로 선방했고, 배터리 3사의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4.0% 수주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12일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우선협상대상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번 낙찰 물량은 전남 남창 96㎿(메가와트), 운남 92㎿, 읍동 96㎿, 진도 66㎿, 해남 79㎿, 화원 96㎿와 제주 40㎿ 등 7개 지역 총 565㎿ 규모다. 공고 당시 물량(총 540㎿)보다 4.6% 늘었다.
수주 물량의 50.3%에 달하는 284㎿는 SK온에 돌아갔다. SK온은 전남 남창·운남·읍동 등 3곳에서 ESS 사업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비교해 국내 ESS 생산 인프라가 부족한 SK온이 가장 많은 물량을 따낸 것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에 LFP(리튬·인산·철) 기반의 ESS 전용 공장을, 삼성SDI는 울산에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의 ESS 전용 공장을 운영 중인 반면 SK온은 아직 국내에 ESS 전용 생산 시설이 없다. SK온은 2027년 상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충남 서산 공장 일부를 ESS 전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국산 소재 사용을 약속하며 ‘산업·경제 기여도’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심사에서 안전성과 함께 국산 기자재 사용 여부 등 비가격 지표 평가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강화했다.
SK온은 2차 입찰에 참여하며 ESS용 LFP 배터리의 양극재·전해액·분리막 등을 모두 국내 업체로부터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3GWh 규모로 구축 중인 서산 공장 EES 배터리 라인의 생산능력(캐파)을 국내 최대인 6GWh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LFP 배터리는 NCA 배터리에 비해 화재 가능성이 낮아 SK온은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분야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SK온이 저가의 입찰 가격을 제시해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3사 모두 배터리 소재 국산화와 안전성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비가격 지표의 차이가 크게 없는 상황”이라며 “SK온이 파격적인 가격 제시로 50%에 달하는 가격 지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격차를 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전남 진도·화원과 제주 표선 등 3곳에서 202㎿(35.7%) 규모의 ESS 사업을 따내며 준수한 성적을 냈다. 대상 지역 8곳 중 6곳을 수주하면서 전체(563㎿)의 75.8%(427㎿)를 싹쓸이했던 1차 입찰에 비해서는 물량이 줄었지만 1·2차 합계로는 여전히 55.8%(629㎿)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차에서 24.2%(136㎿)의 물량을 수주하며 고전한 데 이어 이번에도 14.0%(79㎿)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입찰 수주 지역은 전남 해남 한 곳이다.
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조정을 거쳐 25일까지 최종 물량을 565㎿ 이내에서 확정할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들은 최종 물량 확정 이후 8월까지 발전 사업 허가를 취득하고 2027년 12월까지 설비 구축을 마쳐야 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연내 제3차 중앙계약시장을 추가 개설해 계통 안전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확충을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