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금융명가 슈로더 222년 만에 美에 팔렸다
지분 42% 135억 달러 누빈에 매각
대형 운용사 공세에 장기간 실적 부진
작년부터 실적 반등…매각 최적 판단
별도 사업부 운영…AUM 2.5조 달러
입력2026-02-13 11:14
수정2026-02-13 14:12
222년간 영국의 자본시장을 이끌어온 슈로더자산운용이 미국 대형 운용사 누빈에게 넘어간다. 슈로더 가문이 경영권을 내려놓으며 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누빈은 슈로더 가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42%를 99억 파운드(약 135억 달러·18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유럽 자산운용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슈로더 가문이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장기 실적 부진 탓이다. 그동안 블랙록, JP모건과 같은 미국 대형 운용사의 파상공세와 수수료 인한 압박에 시달렸다. 주가는 5년간 30% 이상 하락했다. 가문은 기업 가치가 최고점인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판단했다.
지난 2024년에 리처드 올드필드가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며 비용 절감 및 수익 증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비용이 수익의 71%로 줄었으며, 순자금 유입도 달성했다. 반등의 조짐이 보이자 슈로더 가문은 기업가치가 고점이라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됐다.
누빈은 슈로더 주주들에게 주당 590펜스의 현금과 최대 22펜스의 배당금 등 총 612펜스의 가치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전일 종가(587펜스) 대비 약 4.3%의 프리미엄이 붙은 규모로 올해 예상순이익을 고려하면 16.5배에 해당한다.
누빈은 슈로더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리처드 올드필드 슈로더 CEO는 계속 직을 유지할 계획이며, 슈로더는 최소 1년간 누빈 내 독립적인 사업부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빌 허프먼 누빈 CEO는 “이번 계약은 양사 모두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누빈은 이번 거래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게 됐으며, 추가적인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끝나면 누빈은 운용자산(AUM) 규모가 약 2조 5000억 달러(약 3300조 원)에 달한다. 222년 운용사를 품은 초대형 액티브 운용사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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