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내내 잠만 잤는데 더 피곤” 수면 양보다 생체 리듬이 관건
입력2026-02-17 14:00
명절 연휴 기간 부족했던 잠을 몰아 자며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평소보다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흔히 잠을 많이 자면 피로가 풀릴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무너진 생체 리듬과 수면의 질 저하가 오히려 명절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수면 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맞이한 긴 연휴는 수면을 되돌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무턱대고 잠만 자는 행위가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휴 기간 수면 보충은 얼마나 오래 자느냐보다 어떻게 자느냐가 수면의 질을 결정한다는 지적이다.
황 교수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7시간 41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40분 이상 짧다. 황 교수는 이를 단순한 통계가 아닌 건강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과 늦은 퇴근, 24시간 열려있는 디지털 환경이 사람들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면은 단순히 쉬는 시간을 넘어 신체의 핵심 기능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다. 수면 중에는 기억 정리, 면역 조절, 뇌 노폐물 제거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상태로 다음 날을 맞이하면 집중력 저하와 반응 속도 감소로 이어진다. 며칠간 잠을 못 자도 일상이 가능한 것은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며 억지로 버티는 보상 기전 덕분이지만, 이는 임시방편인 응급 모드일 뿐이다.
황 교수는 장기적인 수면 부족이 누적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감정 조절 기능이 떨어져 우울과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바쁘더라도 수면 시간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황 교수의 판단이다.
긴 연휴는 이러한 수면 부족을 되돌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잘못된 방식은 생체 리듬을 파괴한다. 과도한 낮잠이나 늦잠은 밤의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방해해 연휴 이후 피로감을 더욱 악화시킨다.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더라도 무작정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황 교수가 제안하는 핵심 기준은 2시간 법칙이다. 연휴에 잠을 보충하더라도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더 자거나 기상 시간을 2시간 이상 늦추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생체 리듬이 흔들려 연휴 이후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건강한 수면을 위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습관은 규칙적인 취침 및 기상 시간의 유지인 셈이다.
황 교수는 “주말이나 연휴에 수면을 보충할 때도 지켜야 할 기준이 있다”며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더 자거나, 평소 기상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게 깨면 오히려 생체 리듬이 깨져 연휴 이후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