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이지머니’ 끝낼 수 있나…결코 쉽지 않은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QE 반대했던 케빈 워시 등장

인플레·불평등 등 문제 풀까

은행시스템 과잉 유동성 적응

B/S 축소 땐 시장 충격 클 듯

현행 체제 유지하며 점진 변화

입력2026-02-14 11:00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 AP연합뉴스

2023년 6월 국내 번역 출판된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The lords of easy money)’은 2010년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의사결정 과정을 다룬 책이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진했던 2차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를 반대한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양적완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통화량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직접 국채를 매입해 돈을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1차 QE는 2008년 1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1조 7500억 달러 규모로 진행됐고 2차 QE는 2010년 1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6000억 달러로 이뤄졌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인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도 2차 QE를 반대했던 인물로 꼽힌다. 그는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기 전부터 연준의 QE와 대차대조표 확대, 풍부한 지급준비금 체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워시 지명자가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과 은을 비롯한 각종 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는 충격이 나타났다.

워시 지명자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이 비판한대로 연준 QE는 많은 비판을 받는 정책이다. 대규모 QE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자산 분배를 왜곡해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키웠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 정부도 연준이 뿌리는 쉬운 돈에 기대어 재정을 무책임하게 확대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문제는 워시 지명자가 연준 의장이 되더라도 ‘이지 머니(easy money·저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 시대를 끝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장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의장의 B/S 축소 논리와 현실적 제약’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대차대조표 부작용에 대한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작은 대차대조표로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보다 점진적인 접근과 정책적 타협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QE 이후 미국 은행시스템이 ‘풍부한 지급준비금’ 체제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현재 지급준비금 수준을 기준으로 은행 내부 유동성을 관리하고 감독 당국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이 지준을 줄인다면 은행 시스템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로이터연합뉴스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 시장에 충격이 발생한다는 점도 쉽지 않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다. 연준은 2019년 당시 양적긴축(QT)을 시도했다가 레포 금리가 급등하는 충격이 발생하자 중단했는데 지난해도 같은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로 미국 재무부가 시장에서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수급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연준이 보유 국채를 민간 은행으로 이전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간은행의 국채 보유량이 늘면 금리 위험에 대한 노출이 커지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같은 시장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같은 맥락에서 베센트 재무장관은 워시 지명자가 신속하게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소장은 “워시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보다 수용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작은 대차대조표 체제로의 복귀와 마찬가지로 현실적 제약 요건이 많아 급격한 금리 인하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