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 회장 1심 무죄…결론은 檢 ‘증거 부족’
[중처법 1호 사건 판결문 보니]
쟁점은 경영책임자 여부…檢 작업 지시·방치 주장
법원 전결권은 인정…안전·보건책임자는 현장소장
현장에서 붕괴 현장 목격 檢 주장도 “단정키 어려워”
전반적 증거만으로 檢 기소 내용 죄 있다 판단 안돼
입력2026-02-15 07:13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으로 기소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정 회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정 회장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지닌 사업주이자, 사업 대표자라조 주장했다. 하지만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은 10일 정 회장을 경영 책임자로 볼 수 없다며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3명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호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을 판결문을 근간으로 짚어봤다.
정 회장의 유무죄를 가른 쟁점은 그가 법이 정의하는 ‘경영 책임자’로 볼 수 있느냐였다. 정 회장이 야적장 하부 채석장에서 숨진 근로자들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거나, 이를 알고서도 방치했느냐는 의미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정 회장을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18일 제시한 의견서 등을 통해 정 회장이 이들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 붕괴 사고 발생 이틀 전 생산팀장 회의를 통해 구정 연휴기간 작업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붕괴 하루 전에는 직접 양주사업소를 방문해 일부 사면 붕괴 현장을 살펴본 만큼, 즉시 작업 중단 등 안전 지시를 할 수 있었으나 아무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근거로는 그가 2019년 4월 삼표산업 골재부문 개발 담당 상무로 근무하면서 석산의 야적장을 채석장으로 변경해 채석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붕괴 위험 요인 형성에 직접 관여한 부분을 꼽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삼표그룹 구성원들이 정 회장을 ‘TM(Top management)으로 칭하며 그룹 전반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지시받는 정황이 담긴 메시지와 문자, 대화 내용 등도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 회장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가 사업소 석분토 야적장 하부 채석장에서 법률에 규정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숨진 근로자들 지시했다거나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고 볼 증거 등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삼표산업 대표이사로 골재 부문 직무 전반에 대한 전결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또 정 회장이 취임 전 양주사업소 현장 소장이나 삼표산업 상무 또는 전무로 근무해 양주사업소 사정을 타 사업장에 비해 잘 알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고 당시 양주사업소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현장소장인 A씨로 판단했다. 이는 A씨가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 ‘2020년 4월께 제출한 채석변경신고나 양주사업소에서 이뤄진 채석 작업 위치, 방법 등을 본인이 결정했다’고 증언한 점이 근거로 작용했다. 또 삼표산업 또는 계열회사 골재 사업장까지 10개가 달하는 상황에서 해당 사업소 등 근무 경력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정 회장이 현장소장인 A씨와 동일한 안전 조치·업무상 주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양주사업소 방문 당시 일부 사면 붕괴 현장을 목격했다는 검찰 주장도 ‘증거가 없다’며 인정치 않았다. 양주사업소 규모나 일부 사면 붕괴 현장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정 회장이 이를 목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업장 규모나 중요도로 봤을 때 정 회장이 양주사업장의 중·장기 개발 계획·현황은 물론 허가절차 지연 등에 따른 가채량 부족으로 야적장 하부에서 채석작업이 진행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들 사정만으로 정 회장이 양주사업소에서 구체적으로 이적·채석작업이 진행되고, 법령에 규정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숨진 근로자들에게 근무했는지 또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 등이) 부족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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