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L3’ 안전 고삐 죈다…“비상시 운전자 개입 없어도 멈춰야”
세계 최초 L3·L4 강제 국가 표준 초안 공개… 미달 시 생산·판매 금지
비상시 스스로 차선 변경 및 정지 기능 의무화… 사실상 L4급 요구
블랙박스(DSSAD) 장착 필수… 2027년 7월부터 본격 시행 예고
입력2026-02-14 15:08
중국 정부가 레벨3(L3)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국가 표준 초안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4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12일 ‘스마트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요구’ 초안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스스로 비상 운행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본래 L3 단계는 특정 환경에서 시스템이 주행하지만, 비상시에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수적인 단계다. 반면 L4는 운전자 도움 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위험을 회피(MRM)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새 기준은 L3 차량이라 할지라도 운전자가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시스템이 직접 차선을 변경해 안전한 곳에 정차하는 등 능동적인 위험 회피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L3와 L4의 경계를 허무는 강력한 규제라고 분석한다. 한 전문가는 “새 기준을 통과한 L3 제품은 실질적으로 L4에 매우 근접한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운전자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업계의 난제를 정면으로 다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표준은 기업의 자율적 선택에 맡겼던 기존 권고안과 달리, 미달 시 중국 내 생산과 판매, 수입이 전면 금지되는 ‘강제 표준’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규정안에는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자율주행 데이터기록장치(DSSAD) 탑재 의무화 등 엄격한 안전 조항들이 포함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국 곳곳에서 발생한 로보택시 인명 사고 등 자율주행 관련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 규정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이미 승인받은 차량에 대해서도 약 13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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