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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달러’ 美 ‘월마트’ 부활의 배경은

■윤미정 더마그넷 대표 인터뷰

삼성전자 ‘애니콜’ 마케팅 담당한 전문가

4700여 매장 활용해... 아마존 넘는 서비스 제공

유료 멤버십, 배송 서비스 등 수익 모델도 다양화

입력2026-02-16 08:00

윤미정 더마그넷 대표가 최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미국 월마트의 혁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윤미정 더마그넷 대표가 최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미국 월마트의 혁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1962년 미국 아칸소주의 첫 매장에서 시작된 유통기업 월마트는 1972년 기업공개(IPO) 후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이달 초 나스닥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43조 원)를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쿠팡의 원조 격인 온라인 강자 아마존의 가격 경쟁력과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공세에 한때 위기를 맞았던 월마트가 이같이 부활하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 마케팅·디지털전환 전문가 윤미정 더마그넷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윤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월마트의 부활은 미국 전역의 470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활용해 아마존을 뛰어넘는 물류·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정책 덕분”이라며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 규제에 가로막힌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쿠팡에 뒤처지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애니콜’ 마케팅을 담당했고 홈플러스 고객경험본부장·CJ올리브네트웍스 DT 담당 등을 역임한 마케팅·디지털 전환 전문가다. 2024년 컨설팅 전문기업 ‘더마그넷’을 창업해 마케팅·디지털 전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북미 지역 유통산업 전문가인 손대홍 그랜와이즈 대표와 함께 월마트를 분석한 저서 ‘아마존을 넘어서다: 오프라인 황제 월마트의 AX DX 전략 바이블’을 펴냈다.

월마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3분기(8~10월) 실적이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1795억 달러(약 258조 원), 순이익은 29% 늘어난 61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로 집계됐다. 기업의 수익성과 이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익률은 2022년 1.9% 수준에서 지난해 3.4%까지 높아졌다. 이에 월마트는 오프라인 유통기업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강점을 결합한 ‘옴니채널 사업자’로 변신에 성공했고, 아마존·애플·구글 등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표는 “‘오프라인 공룡’ 월마트는 디지털 무기로 무장하며 더욱 강력해졌다”며 “대표적인 디지털 무기는 수익 모델의 전환, 오프라인 매장의 물류센터 활용, AI 기술 기반의 고객 편의 개선”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전략은 국내 유통기업들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월마트의 수익 모델 전환에 대해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했다면 지금은 유료 멤버십과 배송 서비스, 데이터 서비스,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마트는 미국 인구의 90%가 4700여 곳의 월마트 매장에서 10마일(16㎞) 이내에 살고 있는 점을 활용해 주문 후 2시간 내 고객의 집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실현했다”며 “아마존이 수조 원을 들여 지은 물류센터를 월마트는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는 다양한 배송 모델의 구축도 월마트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월마트 매장. 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월마트 매장. AFP연합뉴스

윤 대표는 월마트의 AI 기술은 모든 구매 단계에서 고객 경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고객 쇼핑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추천, 증강현실을 활용한 가상 착용 기술을 꼽았다. 윤 대표는 “월마트의 ‘AI 쇼핑 비서’는 기존 키워드 검색으로 발견하기 어려웠던 상품들도 추천하고 주문 조회, 반품 처리 등의 절차를 더 빠르게 처리한다”며 “증강현실을 활용한 가상 착용 기술은 패션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착용해보는 것과 같은 효과로 온라인 쇼핑의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 같은 월마트의 변신은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리더십과 직원들의 창의적인 현장 아이디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혁신으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월마트 CEO로 취임한 더그 맥밀런은 ‘모든 것을 다하는 전략’에 따라 전자상거래 역량 강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신규 서비스 도입,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주도했다”며 “월마트의 온라인 주문과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찾는 시스템 개선과 배송 과정의 혁신은 매장 직원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 같은 월마트의 부활이 국내 유통업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월마트의 디지털 전환 사례는 전통적인 대형 유통기업이 디지털 시대의 근본적인 도전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극복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은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근본적인 재설계, 조직 문화와 업무 전반의 혁신이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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