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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틀 유지” vs 정원오 “이원화”…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명은

서울버스 준공영제, 선거 최대 쟁점 부상

오세훈 “틀 유지, 재정·노선 손질”

정원오 “민·공영 이원화로 다시 설계”

6월 표심이 서울 버스 정책 가를 듯

입력2026-02-15 11:30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협상 합의와 파업이 철회된 1월 1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내 버스가 오가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협상 합의와 파업이 철회된 1월 1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내 버스가 오가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박주민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서울 시내버스 문제는 서울시장 레이스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연간 수천억 원대 운송 적자가 반복되고 누적 부채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 한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04년 도입 후 난폭 운전이나 무정차 등의 시민 불편이 줄고 기사 처우가 개선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도 커졌다.

오세훈 “틀은 유지, 재정·노선 손질”

오세훈 시장은 제도 자체를 뒤엎기보다 ‘손질론’에 무게를 둔다. 오 시장은 최근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준공영제를 어떤 형태로든 손을 대면 돈이 더 들어간다”며 “준공영제가 지금의 환승 시스템과 맞물려서 대중교통으로서의 위상을 매우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이 내세우는 해법의 초점은 재정 구조 손질과 노선 개편, 파업 리스크 관리에 맞춰져 있다. 2024년 준공영제 20주년을 계기로 발표한 3대 혁신 방안에는 사전확정제 도입 구상이 담겼다. 운송수지 적자를 전액 보전하던 방식에서 사전에 정한 상한 안에서만 재정을 지원하는 식으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노선 굴곡 완화, 중복 노선 정리 등 노선 전면 개편은 물론이고 외국계 사모펀드의 과도한 이익 추구를 막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민간 자본의 ‘먹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 시 일정 수준 운행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원오 “이원화로 다시 설계할 때”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오 시장과 정반대의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는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재정의 한계를 넘어선 만큼, 고쳐 쓰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민·공영 이원화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익성이 낮거나 교통 소외지역 노선은 공공이 맡고, 수익 노선은 민간 효율성을 살리는 구조로 바꾸자는 것이다. 성동구가 운영 중인 공공 셔틀인 ‘성공버스’를 예로 들며 “교통 공백을 메우면서 기존 마을버스 수요까지 키운 검증된 모델”이라고 강조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양측의 신경전은 최근 더욱 노골적으로 번지고 있다. 오 시장이 토론회 등에서 “성동구에서 10대 정도 버스를 운영한 경험으로 서울시 전체 7000대 버스 정책을 논하자는 것은 즉흥적 제안”이라고 평가하자, 정 구청장은 페이스북에 “덩치로 논의를 재단하는 것은 골리앗의 태도”라며 맞받았다.

정 구청장은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혁신”이라며 “철도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재설계하고, 시내버스·마을버스·공공버스가 실핏줄처럼 연결되는 서울형 모델을 만들 때”라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의 ‘성공버스’ 주장을 겨냥한 오 시장은 재차 “무료 재정 사업 덕분에 마을버스 이용률이 늘었다는 설명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극히 일부에서 무료 버스를 운행한 실적을 가지고 서울시의 버스 개혁을 논하는 건 지나치게 견강부회하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노선입찰형·공영제 확대 주장도

준공영제 개편이 주목을 받으면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도 각기 다른 개편안을 내놓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선입찰형 준공영제’를 내세운다. 그는 “현재는 민간 버스 회사 비용과 이윤까지 서울시 재정이 떠안는 구조”라며 공공이 노선 소유권과 설계권을 쥔 뒤 민간 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영제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는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를 인수한 뒤 배당금을 챙기는 구조를 “공공 제도 위에서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얻는 것”으로 보고, 서울시 책임을 강화하는 공영제 확대와 준공영제 전면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배 의원 등도 표준운송원가 산정 과정의 투명성, 노선 조정 기준, 시민·전문가 참여 확대 등을 주문하며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현 제도를 시민 눈높이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년간 서울 대중교통의 뼈대를 이룬 제도인 만큼 어느 해법이 채택되더라도 재정·서비스·노사 관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어떤 버스 해법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서울 버스 정책의 향배와 선거 지형이 동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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