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내 미등록 특허권도 실질적 사용시 과세해야”
입력2026-02-15 09:21
국내에 등록하지 않은 특허 기술을 국내 제조·생산 과정에 실질적으로 사용됐다면 해당 특허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한국 정부가 과세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원천)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7년 LG전자는 보유한 미국 특허권 4개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보유한 미국 등록 특허권 12개를 상호 사용하는 대가로 AMD에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허권 라이선스 및 화해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LG전자는 사용료 명목으로 AMD에 미화 97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이에 대한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영등포세무서에 납부했다.
LG전자는 2018년 3월 AMD 및 자회사의 12개 특허권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 등록 특허권인 만큼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경정청구를 했으나 과세당국이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은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대가는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경정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특허권의 대상인 특허 기술을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하는 것에 대한 사용료인 경우 국내 사용에 대한 사용료로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며 “원심은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의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됐는지 살피지 아니한 채 곧바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한·미 조세협약은 ‘사용’의 의미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아 조세가 결정되는 체약국인 국내법에 따라 해석해야 하는데, 처분 당시 법인세법은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 국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허권의 ‘사용’을 독점적 효력을 가지는 특허권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허권의 대상이 되는 제조 방법·기술·정보를 사용한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9월 한미 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이 특허권 자체가 아닌 특허권 기술의 사용을 의미한다고 보고,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에서 사용됐을 경우를 상정할만한 문맥을 한미 조세협약에서 찾을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한미 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이라는 용어를 국내 법인세법에 따라 ‘해당 특허의 특허기술 등 제조 등에 사실상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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