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일치’ 특검, 잇따른 무죄·공소기각 속출
김건희특검, 기소 3건 혐의 공소기각
檢 무혐의 판단 도이치 사건도 1심 무죄
수사·기소 분리 검찰 개혁 중
수사·기소 일치 특검 ‘불명예’
입력2026-02-16 17:31
12·3 비상계엄의 한 원인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 무상 여론조사 제공 의혹 모두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기소에는 성공했지만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특히 특검팀은 김 여사와 관련된 여러 사건의 피의자를 잇따라 재판에 넘겼는데, 법원은 3건의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을 하며 특검팀의 과잉수사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 수사가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하는 현재 검찰 개혁과 반대되는 수사·기소 일치의 과거 검찰 모델을 따르는 만큼 여러 부작용을 실제 드러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특검팀이 기소한 사건 중 1심 판결이 난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중 유·무죄 판단도 받지 못하고 공소제기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공소기각만 3건이 났다.
특검팀 수사 초기부터 관심을 모은 ‘김건희 집사’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김건희 집사로 불리던 김예성 씨에 대해 일부 무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김 씨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4억 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수사가 김건희씨와 연관성에서 비롯됐다고 보이지 않고, 의혹의 중요한 수사 대상인 투자금과도 무관하고 범행 시기도 광범위하다”며 “피고인이 동일하다거나 소유 법인이 횡령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만으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2일 법원은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토교통부 서기관 사건에 대해서도 공소기각 결정을 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인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사건과는 범행 시기, 종류, 인적 연관성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합리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서기관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다가 현금을 발견했고, 개별적인 뇌물 혐의를 인지하고 구속했지만, 김 여사 일가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에 대해서도 일부 혐의는 공소기각 판단이 나왔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대한 경찰의 수사정보를 입수한 뒤 증거를 인멸한 혐의는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었다.
김건희 특검법은 1~15호에 따라 수사 대상을 규정한다. 16호에서는 1~15호 관련 사건으로 별건 수사를 허용했다. 특검팀은 이 규정을 폭넓게 해석했지만, 법원은 현재 검찰에 적용하는 기준대로 관련성을 똑같이 해석했기 때문에 공소기각 결론이 났다는 평가다.
특검팀이 출범할 당시 김 여사와 관련한 여러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 별건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특검팀은 수사를 이어갔고 결국 우려대로 공소기각이라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특검팀은 공소기각을 받은 사건에 대해 “특검법상 합리적 관련성 범위를 폭넓게 적용하는 게 헌법과 법률에 부합한다”며 공소기각 사건에 대해 모두 항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사 방식은 과거 검찰의 ‘특수부’ 수사 방식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과거 검찰의 수사팀이 이처럼 다수의 공소기각을 받으면 수사팀 해체는 당연하고, 기소 당사자는 검찰을 떠나야 하는 심각한 일”이라고 평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도 “과거 검찰은 수사와 기소가 동시에 이뤄지다보니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를 고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공소청이 출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은 현재 검찰 개혁 취지와 다르게 광범위 한 수사와 별건 수사, 같은 수사팀에서 기소까지 하며 과거 검찰 행태와 상당히 닮아 있다”고 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씨와 관련된 무상 여론조사 의혹도 무죄가 난 것도 무리한 수사와 기소에 따른 결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와 주식이 시세조종에 이용됐을 거라는 인식은 있어 보이지만,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방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주포’ 김모씨의 문자 메시지에서 “X년이구먼 듣던대로” 등 내용을 판결문에 언급했다. 이 같은 메시지로 보면 주가조작 세력은 김 여사와 공모관계에 있는 내부자가 아닌 거래상대방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이미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수사팀에서 ‘기소가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며 최종 처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10월 윤석열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정부 검찰과 비슷한 판단으로 김 여사에 대해 최종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명 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무상제공 의혹 등 사건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서울중앙지검이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속도를 냈지만 내부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기소가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 사건 모두 특검팀이 수사 끝에 김 여사를 재판에 넘겼지만, 검찰의 기존 판단대로 1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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