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전력망 ‘안보 인프라’ 격상…“AI 코딩 아닌 ‘전기’의 전쟁”
“전력망 안보 인프라로 보고 국가 재정 투입해야”
“지산지소 원칙 분명히하고 지방이 산업 혜택 누려야”
“12차 전력공급기본계획 ‘지능 생산국’ 도약 분기점”
입력2026-02-18 10:26
수정2026-02-18 10:3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인공지능(AI)은 이제 코딩이 아니라 전기의 전쟁”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대한민국이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립 절차가 진행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에서 전력망을 안보 인프라로 규정하고 국가 재정 투입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을 분명히 해 지방이 산업 성장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김 실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는 전기를 소모하는 산업이 아니라 전력을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산업”이라며 “전력망은 더 이상 지역 민원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격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경쟁력은 코드의 세련됨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연산 자원과 전력을 확보했는가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는 더 이상 추상적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다. 거대한 장치 산업, 다시 말해 ‘물리의 산업’”이라며 “이제 희소한 것은 코드가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전력, 송전망 같은 물리적 자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은 강력한 자산이지만 설계와 가속기 생태계가 해외에 집중되어 있다면 우리는 가치 사슬의 일부만 통제하게 된다”며 “HBM이 엔비디아 GPU에 실려 해외 데이터센터로 향할 때 정작 국내에서는 대규모 AI 연산 클러스터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우려했다.
그는 ‘칩의 패권: 병목을 쥐는 나라가 이긴다’라고 제목을 달고 △메모리 △첨단 패키징 △AI가속기 설계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차례로 언급한 뒤 “이 가치사슬의 핵심 지점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안 초고압 직류 송전(HVDC)도 언급한 김 실장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와 거버넌스의 문제”라며 “정부·한전·참여 기업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상설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결국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전력망을 안보 인프라로 보고 국가 재정을 투입하고, 민관 협력을 제도화하며, 안정적 운영을 책임질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전기가 흐르지 않으면 미래도 멈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 기구를 만들면서 정작 우리 주방에서는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실장은 또 “지능은 복제되지만, 인프라는 복제되지 않는다”며 “모델은 추격되고 코드는 퍼진다지만 발전소와 송전망, 반도체 공장은 하루 아침에 복제되지 않는다”고 인프라 중요성을 재차 상기시켰다.
결국 “문제는 AI가 요구하는 규모와 속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라며 “발전 설비의 총량 확대는 물론 송배전망과 입지, 인허가 속도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 지산지소원칙을 분명히 하고, 전력 생산 지역이 산업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송전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는 더 이상 기술 정책의 일부가 아닌 산업, 에너지, 재정, 국토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지능을 수입하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칩과 전력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지능을 생산하는 나라로 도약할 것인가”라며 “12차 전력공급기본계획과 전력산업 구조개혁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능 수입국’으로 남을지,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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