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수입시장 비중 10위권 턱걸이…대만에도 밀렸다
작년 3.6% 차지…1988년來 최저
자동차·철강·기계 등 관세 직격탄
韓, 美무역적자국 순위는 8→10위
입력2026-02-18 14:49
수정2026-02-18 17:58
지면 4면
지난해 미국 시장 내 한국 상품 입지가 주요 경쟁국보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의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1134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감소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 전체 수입의 3.6%를 차지했다. 3.6%는 무역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위 기준으로 봐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2009년 이후 한국은 미국의 상위 수입국 6~7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24년 4.0%의 비중으로 7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9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한국보다 앞선 미국의 1∼8위 수입국은 멕시코(4925억 달러·15.7%), 캐나다(3512억 달러·11.2%), 중국(2873억 달러·9.2%), 대만(1767억 달러·5.6%), 베트남(1753억 달러·5.6%), 독일(1408억 달러·4.5%), 일본(1338억 달러·4.3%), 아일랜드(1297억 달러·4.1%)로 나타났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인 2024년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대만·아일랜드가 지난해 한국을 추월했다. 2024년에는 한국이 7위, 대만이 8위, 아일랜드가 9위였는데 지난해 우리나라가 역전을 당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인 관세정책 영향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만은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아 20%의 상호관세를 임시로 부과받고 있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별도의 품목관세 부과 대상이기 때문에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의 관세가 무관세에서 15%로 늘어났고 철강·기계 등은 50%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반도체 중심의 수출 무역 구조로 한국과 유사한 일본 역시 순위가 2024년 5위에서 지난해 7위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두 계단 밀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과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품목·시장·주체 다변화를 통해 대외 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의 대외무역 최대 적자국은 중국으로 나타났다. 적자 규모는 1894억 달러 수준이다. 이어 멕시코(-1827억 달러), 베트남(-1612억 달러), 대만(-1269억 달러), 아일랜드(-1122억 달러), 독일(-650억 달러), 태국(-636억 달러), 일본(-580억 달러), 인도(-535억 달러), 한국(-505억 달러) 순이었다. 2024년 한국 순위는 8위였는데 지난해에는 대미 수출 감소로 10위까지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앞으로도 미국이 무역적자를 두고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을 낮추는 편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대만을 우회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착시효과도 크다”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을 더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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