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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RO용 도크·치매 신약 등 대기…“국민성장펀드 규모 확대 불가피”

[자금지원 목마른 첨단산업]

“경제 파급효과 큰 프로젝트 지원”

당국, 로봇·수소산업에 투입 예고

벤처투자·5극3특 전략에도 핵심축

에너지·전력망 등 잠재 수요 많아

입력2026-02-18 17:46

수정2026-02-18 23:39

지면 3면
이억원(왼쪽 여섯 번째) 금융위원장과 서정진(〃 여덟 번째)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일곱 번째)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억원(왼쪽 여섯 번째) 금융위원장과 서정진(〃 여덟 번째)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일곱 번째)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충북 청주 대웅제약 공장을 방문해 “바이오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들고 상용화까지도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며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장기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로봇과 수소를 핵심 첨단산업으로 거론한 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사업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성장펀드의 조성 규모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에너지와 전력망 등도 잠재적인 대규모 지원 대상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공식화한 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업 지원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8일 “각 지역의 경쟁력에 바탕을 두고 있는 사업 제안이 많았다”며 “이 중 국가 경제에 파급 효과가 큰 프로젝트 위주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이 직접 방문한 충청 지역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AI 플랫폼을 이용하면 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특성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만 해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잠재적인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에이징셀(Aging Cell)’에 실렸다.

충청권의 한 반도체 기업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국민성장펀드 투자를 신청했다. 동남권에 위치한 조선 업체들은 함정 유지·보수·관리(MRO)를 위한 공유형 도크 구축에 자금 투입을 요청했다. 함정 MRO는 한미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추진에서 핵심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대형 조선소에는 MRO를 위한 도크가 부족해 미국 함정 MRO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호남권 지자체들은 국민성장펀드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와 K콘텐츠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참여해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을 연계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국민성장펀드가 투자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내기도 했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받으려는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많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당초 100조 원으로 잡았던 국민성장펀드 목표 투자 규모를 기업들의 요청에 150조 원으로 늘린 바 있다. 그러나 국민성장펀드가 5개월 만에 이보다 많은 170조 원의 투자 신청을 받게 되면서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벤처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국민성장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은 5~6월 시작할 35조 원 규모의 간접투자 자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기존 정책펀드와는 다른 지표를 활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태펀드나 한국성장금융에서는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때 과거 투자 이력을 중점적으로 본다. 이러다 보니 기존에 선정된 벤처캐피털(VC)이 계속 정책펀드를 담당하는 현상이 굳어졌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인식이다.

정부는 또한 국민성장펀드를 ‘5극3특’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쓸 방침이다. 5극3특은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과 제주·전북·강원 등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해 균형성장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당국이 향후 5년간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지방에 60조 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와 전력망 등에서도 국민성장펀드 투자가 필요한 곳이 많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자금이 필요한 투자처에 지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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