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에 맞게 식단 짜준다…식품업계, AI 헬스케어 정조준
■영양·운동까지 통합관리
삼양식품 ‘AI오믹스’ 신사업 속도
대상 ‘당프로’ 병원 등과 연계 계획
풀무원, 혈당관리·식단제안 서비스
맞춤 영양시장 2034년까지 88조
구독까지 결합땐 파급력 더 커질듯
입력2026-02-18 17:49
식품업계가 인공지능(AI)과 생체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별 신체 반응과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식단·영양·운동까지 통합 관리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이 진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AI의 발달로 웨어러블·모바일 기기 등을 통한 데이터 분석이 용이해지면서, 식품기업의 헬스케어 사업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오믹스(OMICS)’ AI 엔지니어와 분석 인력을 새로 충원하며 생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너 3세인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삼양식품 헬스케어 BU(비즈니스 유닛)장과 그 산하의 미토콘드리아 연구조직 미토믹스 연구소장을 맡아, 오믹스 연구와 사업 전략을 동시에 총괄하고 있다.
오믹스는 유전체·단백질 등 생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사람마다 다른 생체 반응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술이다. 식품 섭취 후 혈당이나 대사 반응 차이, 영양 흡수 효율 등을 데이터로 해석해 개인별 식단·영양 전략을 제시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대규모 생체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해외에서는 영국 기업인 조(ZOE), 미국의 데이투(DayTwo), 바이옴(Viome) 등이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혈당과 영양 반응을 예측하고 이에 기반한 맞춤 식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개인 맞춤형 영양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06억 달러(약 29조 원)에서 연평균 14.6%씩 성장해 2034년 약 609억 달러(약 8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웰라이프도 올해 초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혈당 관리 플랫폼 ‘당프로 2.0’을 최근 고도화하며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 ‘MyTHS’ 개발을 진행 중이다. 병원·약국·검진센터·헬스장 등 오프라인 시설과 연계해 AI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대상웰라이프는 웹 버전을 올해 상반기, 모바일 앱은 하반기에 출시한 뒤 국내에서 검증을 거쳐 해외 시장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식품과 헬스케어 데이터를 연결한 라이프케어 모델로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뉴트리션 디자인 프로그램(NDP)’를 선보이며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NDP는 영양 진단과 식생활 분석을 통해 2주간 식단·혈당·생활 리듬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풀무원은 해당 서비스 중 하나인 AI 분석 식단 추천 기능을 ‘디자인밀’ 앱 이용자 전체로 확대할 계획으로, 상반기 중 앱 리뉴얼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해 수면·운동·식사 후 혈당 변화를 관리하거나 러닝 등 특정 활동에 적합한 식단을 제안하는 기능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건강 지표와 식단 관리 테마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업이 식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식단·코칭·리포트 등 관리 서비스를 결합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구독형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040세대를 중심으로 질병 치료 이전 단계에서 일상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체중 감량 중심에서 벗어나 근력·체력 향상까지 아우르는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헬스케어 솔루션의 범위를 넓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