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삼성, 반도체 웃지만 모바일은 운다…칩플레이션에 복잡해진 셈법
“메모리 호황에 DS 영업익 6배↑”
비싸진 갤럭시폰은 43% 감소 전망
입력2026-02-19 06:00
수정2026-02-19 18:25
삼성전자(005930)가 전 세계적으로 품귀를 빚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를 앞세워 주력 제품 가격을 크게 높이며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 다만 자사 스마트폰 역시 메모리 원가 부담에 타격이 불가피해진 만큼 흥행 전략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주 양산 출하한 HBM4의 가격은 약 700달러(약 100만 원)로 전작 HBM3E보다 20~30% 비싸다. HBM 재료인 D램 가격이 급등하며 이번 신제품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가격 협상력이 커진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80~9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HBM4는 엔비디아가 다음달 공개할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AI 반도체 외 스마트폰과 PC에 필요한 범용 D램 역시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도 삼성전자의 협상력을 키웠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HBM과 범용 D램 모두 시장 영향력을 가진 만큼 기존 고수익 제품인 HBM 생산에 매진하기보다 두 제품의 생산능력(캐파)를 조절하며 수익성 극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포함한 메모리 3사 중 가장 큰 캐파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HBM과 범용 D램 생산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과 관련해서는 이달 12일 업계 최초 HMB4 양산 출하를 알리며 관련 매출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D램뿐 아니라 낸드까지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연간 영업이익 250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메모리 품귀가 삼성전자에게도 마냥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또다른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은 원가 급등으로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져서다. 스마트폰 부품 원가(BoM)는 이미 지난해 초 대비 연말 10~25% 상승했고 올해 2분기까지 추가로 10~15% 상승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이달 25일(현지 시간)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할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 S26’의 국내 출고가를 사양에 따라 전작 대비 10만~20만 원가량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6 울트라’ 512GB 사양 기준으로 200만 원 이상이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지난해(24조 90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156조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반면 스마트폰 사업인 모바일경험(MX)사업부 실적은 12조 9000억 원에서 7조 4000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MX는 스마트폰 자체는 물론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두뇌칩) ‘엑시노스’를 포함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비(非)메모리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 사업 영역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국내 모델에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며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하는 한편 AI 신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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