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이, 분주한 자금 돌리기…최종 목적지는 대주주?
대주주 관련 법인 인수에 대규모 회삿돈 투입
거래 대상 조합, 비히클 활용 정황
늑장 공시에 불성실공시법인 꼬리표도
입력2026-02-20 06:00
수정2026-02-20 06:38
아이에이(038880)가 대규모 회삿돈을 들여 대주주 관련 법인 인수에 나선다. 사실상 아이에이 회삿돈이 대주주 측으로 향하는 모양샌데, 이 과정에서 조합 등을 비히클(이동수단)로 활용한 정황이 드러나 우려가 제기된다.
‘상폐’ 퀀타피아 핵심인물 포진
20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이는 디씨이솔루션 주식 38만여주를 208억원에 사들이는 딜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총 세 차례에 나눠 매매 대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으로, 마지막 잔금(166억원) 예정일은 올해 12월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이에이는 디씨이솔루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2004년 설립된 디씨이솔루션은 열교환기, 배관류 제조 및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28억원, 18억원이다.
디씨이솔루션 주요 인물에는 한성용, 간우영, 이호영, 변준웅 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간 씨와 이 씨는 아이에이 대주주 디씨이라는 법인에서도 활약 중이다. 대주주 측 인물이 포진한 법인 취득에 대규모 회삿돈을 투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간우영, 이호영 씨는 지난 2023년 퀀타피아(현재 상장폐지)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에 각각 선임됐다. 이와 함께 디씨이와 아이에이를 이끌고 있는 최동철 씨는 이사회에 진출했고, 퀀타피아 대표에도 이름을 올렸다.
재작년 말 기준 디씨이솔루션 주요 주주는 MIP혁신M&A투자조합(지분율 62.5%·이하 MIP)과 아이에이(지분율 37.5%)다. 지난 2023년 말까지 대주주는 디씨이였지만, 재작년 대주주가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에이는 105억원을 들여 디씨이솔루션 23만여주를 취득했고, 같은 날 MIP에 6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MIP가 디씨이솔루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 아이에이 자금이 투입된 셈. 이 조합이 비히클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대주주 중심 수상한 자금 돌리기
아울러 디씨이솔루션 매각 자금은 사실상 디씨이가 아이에이를 인수하는 과정에 쓰였다. MIP가 아이에이와 같은 단가에 디씨이솔루션을 사들였다면, 디씨이는 3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 이후 디씨이는 아이에이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며 42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아이에이의 디씨이솔루션 인수가 마무리되면 MIP는 디씨이솔루션 인수에 투입했던 자금을 보전받게 된다. 아이에이→MIP→디씨이→아이에이로 자금이 흘러가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
또한 아이에이의 회삿돈이 반복적으로 MIP로 향하기도 했다. 지난해 회사는 MIP에 추가로 65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MIP는 지난 2022년 설립됐고, 대표와 주요주주에는 각각 메이플투자파트너스와 한국모태펀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에이는 대주주인 디씨이에 돈을 빌려주다 불성실공시법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지난해 디씨이에 50억원을 대여해준 내용을 지연 공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공시불이행으로 아이에이에 벌점 3.5점을 부과했다.
한편 아이에이는 장기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재작년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507억원, 2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326억원, 114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209억원에 달한다.
아이에이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디씨이솔루션 100% 인수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자금 흐름과 관련해선 답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