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블루칩’ 이우환, 경매시장 달군다
[서울·케이옥션, 이달 26·27일 잇단 진행]
서울 143점, 케이옥션 83점 출품
두 경매 모두 이우환 ‘대화’ 선봬
위작 논란에도 예술적 성과 건재
작가 역대 최고가 기록 깰지 관심
천경자 ‘여인’ 김창열 ‘해바라기’ 등
다양한 희귀 작품들도 나와 눈길
입력2026-02-19 17:43
수정2026-03-03 09:00
지면 27면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가 이우환 등 블루칩 작가 작품들과 희귀작을 앞세운 2월 경매를 연이어 진행한다. 두 경매사의 낙찰률이 3개월 연속 70%대를 기록하며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블루칩 작가를 내건 이번 경매가 확실한 회복 신호를 보일지 주목된다. 서울옥션은 26일 강남센터에서 제190회 미술품경매를 열고 총 143점, 낮은 추정가 약 84억원어치 작품을 출품한다. 케이옥션은 27일 본사 사옥에서 총 83점, 약 92억원 상당의 작품을 경매에 올린다.
◆위작·뇌물 논란에도 건재한 거장 이우환
두 경매 모두 주요 대표작으로 ‘미술 시장의 삼성전자’로 통하는 이우환의 ‘대화(Dialogue)’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우환의 경매 최고가 낙찰작은 2021년 8월 31억원에 팔린 ‘동풍’(224x181㎝)이다. 지난해 10월 크리스티 파리경매에서는 1980년작 ‘선으로부터’가 210만2000유로에 낙찰돼 거장의 위용을 과시했다. 글로벌 경매 순위는 거래당시 미화(USD) 가치로 매기기 때문에 ‘동풍’에 이은 두 번째 최고가지만, 최근의 환율 상승으로 인해 우리 돈으로는 약 35억 원을 기록했다. 30억원 이상 낙찰가를 보유한 한국작가는 김환기, 박서보와 이우환 셋 뿐이다.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뉴욕에서는 1986년작 ‘바람으로부터’가 약 22억원에 낙찰됐다. 수년간 이우환에게는 위작 논란을 비롯해 김건희 뇌물 그림 등 불편한 꼬리표가 붙었지만 예술가로서의 성과는 건재하다. 2022년 4월에는 프랑스 남부 아를에 이우환 미술관이 개관했고, 그해 8월 일본 도쿄 국립신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2023년 10월에는 현대미술의 성지 중 한 곳인 독일 베를린의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막했고, 2024년 5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트레담의 국립라익스미술관에서 야외 설치작품전이 선보였다.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은 지난해 전통정원 희원에 ‘실렌티움(묵시암)’이라는 이름으로 이우환의 야외 상설전시를 마련했고, 연말에는 독일의 권위있는 현대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활약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미국의 대형 현대미술관 디아 비컨에서 회화 전시가, 11월에는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굵직한 전시 이력은 미술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경매에서는 작가의 후기작으로 분류되는 ‘대화’ 연작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다. 2023년 5월 크리스티 홍콩경매에서 2020년작 멀티컬러 ‘대화’(227.5x182㎝)가 약 19억원에 낙찰돼 해당 시리즈 최고가를 썼다. 지난해 5월에는 2019년작 푸른색 ‘대화’(218.5x291.3㎝)가 16억원에 팔렸다.
이우환의 ‘대화’ 연작은 화면에 남겨진 최소한의 붓질과 넓은 여백이 마주하며 긴장감을 형성하는 작품이다. 서울옥션에는 이우환의 290.8X218.5㎝ 크기 ‘대화’가 9억5000만~18억 원(이하 추정가)에, 161.5X130.5㎝ 크기 ‘조응’이 5억8000만~8억 원에 경매에 오른다. 케이옥션은 290.9X218.2㎝ 대작 ‘대화’를 13억~24억 원에, 162.2X130.3㎝ 크기 ‘대화’를 10억8000만~14억 원에 내놓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희귀작을 만날 수 있다. 경매 도록 표지를 장식한 천경자의 ‘여인’(2억6000만~5억 원), 호수에 비친 산을 떠올리게 하는 유영국의 ‘작품’(2억1500만~4억 원), 하종현의 붉은색 ‘접합 20-65’(2억2000만~3억6000만 원)에 케이옥션 경매에 오른다. 서울옥션이 출품한 박서보의 ‘묘법 No.88910’(4억2000만~6억5000만 원)과 김창열의 ’해바라기’(2억5000만~5억 원)는 각각 해당 작가의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에서 공개된 작품이라 특별하다. 지난달 작고한 정상화의 2007년 푸른색 단색화 작품도 경매에 오른다. 캔버스를 접고 떼어내며 물감을 메우는 반복적 제작 과정으로 형성된 화면이 특징이다. 추정가는 2억∼3억5000만 원이다.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거래되는 쿠사마 야요이도 나왔다. 케이옥션은 대표작인 노란색 ‘호박’(7억4000만~9억 원)을 선보였다. 반복되는 점과 선으로 구성된 ‘호박’은 작가의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도상이다. 서울옥션은 전체 화면이 그물로 뒤덮인 듯한 ‘인피니티 네트’와 ‘모자’를 내놓았다.
모든 출품작은 경매회사 프리뷰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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