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절반 깎아주는 ‘배민온리’에 와글와글…뭐가 문제길래?
배민-처갓집양념치킨, 이달 9일부터 프로모션 시행
가맹점 약 90% 참여…“마케팅 예산 효율적 활용”
법무법인 YK “불공정거래행위…공정위에 신고해”
배민 “가맹점주 이익 증대 위한 공정한 시장경쟁활동”
입력2026-02-21 13:00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놓고 배달 앱과 입점 업체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등장한 ‘배민 온리(only)’ 프로모션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다. 타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특정 브랜드 가맹점에만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과 사실상 독과점인 배달 앱 시장에서 하나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는 주장이 첨예하고 맞서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은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치킨 브랜드인 처갓집양념치킨의 운영사 한국일오삼이 올 1월 맺은 양해각서(MOU)에서 시작됐다. 당시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MOU를 맺은 양사는 곧 배민 외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7.8%→3.5%)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 온리를 시행하기로 하고 참여 가맹점을 모집했다. 이 프로모션은 5월까지 시범 진행하며 땡겨요 등과 같은 공공앱은 예외적으로 이용을 허용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배민의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입점업체 이탈 막기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매출이 높은 일부 가맹점에 접촉해 배민온리 프로모션 참여시와 동일한 3.5%로 수수료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배민온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여타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수수료를 낮춰주겠다며, 배민온리보다 더 나은 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온리 프로모션은 이달 9일부터 시행됐는데, 약 1200곳에 달하는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 중 약 1100곳이 동참했다. 한국일오삼 관계자는 “참여 여부를 번복할 수 있어 매일 참여 가맹점의 숫자가 달라지고 있지만 대체로 90% 내외의 가맹점주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민온리는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과 부담이 커지고 브랜드 간의 할인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한정된 마케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프로모션이 시작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이 프로모션이 불공정거래라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법무법인 YK는 20일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를 대리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의 가맹본부인 한국일오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YK는 배민과 한국일오삼이 체결한 MOU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배타조건부 거래 △기만적인 수수료 정산 방식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며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YK는 “이 프로모션이 점주들에게 제공하는 실질적 경제 혜택은 미미한 반면 다른 배달앱을 통한 거래 기회를 완전히 박탈해 가맹점에 심각한 매출 감소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단일 배달 플랫폼 운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음에도 배민이나 가맹본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겠다는 약속은 없다며, 90% 이상의 가맹점이 배민 온리에 참여하며 공공 배달앱을 포함한 타 배달앱에서 처갓집양념치킨의 노출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YK는 프로모션 참여 매장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 민간 앱은 물론 땡겨요, 먹깨비 등 공공배달앱조차 이용할 수 없다며, 배민온리 참여 가맹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할인 프로모션도 가맹점주의 부담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배민과 한국일오삼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배민은 “이번 프로모션은 가맹점주의 자발적 선택으로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참여한 후라도 언제든지 미참여로 변경 가능하다”며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는 가맹점에게도 앱 내 노출 등에서 불이익은 전혀 없고 땡겨요를 포함한 공공 배달앱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프로모션은 가맹점주의 매출과 이익 증대를 위한 공정한 시장경쟁활동”이라며 “프로모션에 자발적 참여의사를 밝힌 가맹점을 대상으로 중개이용료 인하, 가맹본사와 배달플랫폼의 할인 지원 등 혜택을 집중 제공해 가맹점주의 매출 증대와 손익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오삼 역시 “배민앱을 통한 할인쿠폰 제공 시 가맹점의 부담은 1500원으로 고정된다”며 “60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할 경우 가맹점이 1500원, 본사가 2500원, 배민이 2000원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K가 대리하는 가맹점주협의회에 대해서도 약 30~40곳의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K 측은 가맹점주협의회에 포함된 가맹점주의 수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이 같은 논란이 △배달앱 시장이 양강체제의 독과점으로 운영되는데다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차액가맹금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확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점차 줄어드는 쿠팡이츠와의 격차를 다시 벌리기 위해 배민온리와 같은 프로모션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이미 연일 높아진 배달앱 수수료에 시름하던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배민온리는 이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하나의 트리거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던 상황에서 물품 수급 이슈와 차액가맹금 소송까지 등장함으로써 가맹점주들의 분노가 터졌다”며 “이번 논란은 배민온리 프로모션 자체보다는 배달앱과 가맹본부에 대한 불만이 프로모션에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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