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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치트키 잃은 트럼프···중국으로 기우는 담판 주도권

입력2026-02-23 06:00

수정2026-02-23 09:37

※[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트럼프, 상호관세 무효화 되면서 대중국 공세 제동 걸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20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공세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다음달 31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정상회담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가장 강력한 대중 압박 수단이었던 상호관세가 무효화되면서 협상 주도권이 중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설 자리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중국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나 대만 무기 판매 중단 등 추가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판결로 인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20% 관세(상호관세 10%·펜타닐 관세 10%)가 무효화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직후 전 세계를 상대로 15% 관세 부과를 선언했지만 중국에 매긴 기존 20%보다 낮습니다. 특히 한때 최대 125%의 추가 관세로 압박 수위를 높였던 조치들도 모두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했던 만큼 앞으로는 활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기존의 3분의 2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전략이 발목이 잡혔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무역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며 “이번 관세 철회는 그들(중국)의 눈에 비춰진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트럼프는 중국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를 찔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이 원했던 대두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춘 대가로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1200만톤을 사들이며 약속을 일부 이행했습니다.

그러나 관세 자체가 원천 무효화된 데다가 미국산보다 싼 브라질산 대두가 3월부터 본격 수확에 들어간 만큼 중국 입장에선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미국 중서부 대두 농가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에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희토류와 대두 카드를 양손에 쥔 중국이 미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수출 규제 완화는 물론 지난해 10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던 대만 문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울 수 있습니다.

이달 초 양국 정상 통화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만 문제가 논의됐다고 이례적으로 공개 인정하며 협상 여지를 내비친 데 이어 최근에 실제로 무기 판매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세 판결 이후 전 세계 각국은 일단 관망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5% 글로벌 관세를 선포하면서 후속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유럽연합(EU)은 23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과의 무역 협정 재검토에 나설 예정입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상호관세는 면제받아 왔지만 펜타닐 관세를 부과받아 왔던 캐나다와 멕시코는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습니다. 미국과 강대강으로 대치해 오던 캐나다는 35%의 펜타닐 관세가 이번 판결로 면제되자 “관세가 정당하지 않다는 캐나다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한다”며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 이란 공격 가능성 높여”

15일(현지 시간) 아라비아해에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비행갑판 위로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 시간) 아라비아해에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비행갑판 위로 F/A-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상호관세 무효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공격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다만 이란 공격이 성공하더라도 불확실성이 남고 관세 해법에 집중하기 위해 물러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이 이란 공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패소를 받아들이고 이란에 대해 물러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제한, 대리 무장단체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 인근에 미군 병력을 증강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중동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전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요구를 거부할 경우 제한적 선제공격부터 장기 폭격 작전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합의안 초안을 며칠 안에 제시하겠다면서도 미국이 공격하면 뺨이라도 때릴 것이라며 보복을 경고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와 달리 이란이 강력한 반격에 나설 경우 미군도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 단기간 승리하더라도 부담이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전쟁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실각하더라도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핵 개발을 막는 합의를 도출하면 역사적인 돌파구가 되겠지만 이란 정권을 압박하거나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을 명령한다면 남은 임기 동안 대규모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이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란 공격 강행에 대해 행정부 내에 동의하는 세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관세로 돌아선 민심에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되면 국민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백악관 참모들과 공화당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브리핑에서도 경제 집중을 최우선 선거 쟁점으로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 4년···200만명 쓰러지고 1000만명 내밀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북부 도시 수미의 한 민가가 폐허로 변해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북부 도시 수미의 한 민가가 폐허로 변해 있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발발한 전쟁이 4년째 되는 날입니다. 22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사상자 수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1000만 명에 가까운 국내 실향민과 국외 난민이 발생하는 등 깊은 상흔을 남겼습니다.

양국은 개전 이후 정확한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 측 사상자를 약 120만 명,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는 약 60만 명으로 추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이 휴전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교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처형하고 우크라이나군 역시 러시아군 포로에 고문·가혹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나타나 전쟁 포로를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약도 유명무실해진 실정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매우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공격해 전국적으로 전기와 난방·수도 공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실향민과 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은 371만 2000명, 유럽으로 피신한 국외 난민은 534만 9060명에 달하는데 이들 중 71%가 2년 이상 실향 상태를 겪고 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러시아군 점령 지역과 민간인 통제 구역을 고려하면 실제 민간인 피해는 공식 통계보다 더 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인구 20% 이상이 해외나 국내 타 지역으로 피신했고 노약자 등 취약 계층 1000만 명 이상은 긴급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한국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프로그램인 ‘우크라이나 우선 지원 목록(PURL)’에 참여할 경우 보복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21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PURL과 관련해 “한국이 참여하면 우리는 비대칭적 조치를 포함해 보복할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적으로 물자 지원을 한다면 분쟁 해결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에 셔먼법 꺼낸 美법무부···합병 심사 넘어 독점 조사

미국 LA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LA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넷플릭스가 영화 등 콘텐츠 제작자에 불공정 행위를 했는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앞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여부만 심사한다고 알려졌지만 그 외에 넷플릭스 자체의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를 따지는 셈입니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미 법무부가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제안이 클레이턴법 제7조 또는 셔먼법 제2조를 위반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거나 독점적 지위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수합병 심사는 일반적으로 합병 조사 근거 법률인 클레이턴법만 적용해 진행합니다. 셔먼법은 구글·라이브네이션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단일 기업의 불법적 독점 행위에 대해 주로 적용됩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반적인 합병 심의 절차 이상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법무부의 조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정부가 이 사안을 법정에서 다툴지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하이먼 넷플릭스 최고법무책임자(CLO)는 “우리는 독점력이 없고 배제적 행위를 하지도 않는다”며 “규제 당국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우려 사항에 대해 항상 그랬듯이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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