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장관 이어 아들까지 KAIST 졸업...“韓처럼 E-행정 강국 만들고파”
◆ 에티오피아 前 장관 부자 인터뷰
‘KAIST 박사’ 아빠 이어 아들도 학부 졸업
“한국의 성실함·경쟁문화 본국에 심고파”
입력2026-02-23 14:50
수정2026-02-23 15:48
지면 31면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 스타트업과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람들이 디지털 인프라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 인공지능(AI)시대에 에티오피아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달 20일 KAIST의 2026학년도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네이선 메쿠리아 하일레(25) 군은 자신의 아버지이자 ‘대학 선배’인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연방 공무원위원회 위원장과 나란히 앉은 채 졸업 소감을 전했다. 앞서 2020년 메쿠리아 위원장도 에티오피아의 현직 장관 신분으로 KAIS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됐는데, 그에 이어 아들까지 KAIST를 선택하며 동문이 된 것이다.
부산 영재과학고 출신인 하일레 군은 KAIST 전산학부 21학번으로 입학했다. 여기에는 동 대학 기술경영학부 글로벌IT기술대학원을 나온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하일레 군은 “아버지가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첨단 기술이 기업과 나라의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자주 말씀해주셨다”며 “아버지께 전해들은 KAIST의 연구환경이 우수하다고 느껴져 다른 대학도 합격한 상황에서 KAIST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에도 한국 스타트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일레군은 “특히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부할 예정”며 “이후 본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우수한 전자정부 인프라를 벤치마킹해 행정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역시 아버지의 앞선 행보가 영향을 줬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KAIST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공부한 덕분에 에티오피아 장관직에 복귀한 뒤 디지털 행정 플랫폼인 ‘메솝(MESOB)’을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컴퓨팅 기술뿐만 아니라 한국의 성실함과 경쟁 문화도 닮고 싶은 점으로 꼽았다. 하일레 군은 “KAIST 학생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이를 솔직하게 대면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밤새 공부를 하며 열심히 노력하던 모습도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건전한 경쟁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기에 모국에도 이 같은 ‘하드 워킹’ 문화를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 발전 기여’다. 하일레 군은 “공학자로서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쿠리아 위원장 역시 이날 아들에게 “자신이 속한 사회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하고 “앞으로 한국과 에티오피아 간 연구·산업 협력도 더욱 강화돼 양국이 함께 발전하는 ‘윈-윈’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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