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로 재해석한 카뮈의 ‘이방인’…K스타트업, 프랑스 사로잡는다
[스타트업스트리트]
본작, 연내 현지법인 설립 추진
‘셀바티코’ 현대百 등 입점 넘어
中·日 등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
입력2026-02-25 16:56
수정2026-02-25 17:30
지면 16면
향수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스타트업이 향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여러 향을 겹쳐 사용하거나 독특한 철학, 콘셉트를 담아낸 향수를 사용하는 게 인기를 끌고 있다. 향수가 나만의 정체성,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핵심 매개체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객층을 겨냥해 향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스타트업 ‘본작’은 올해 한국을 넘어 프랑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본작은 연내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시장에 자사 향수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취지다. 배형진 본작 대표는 “향수에 머무르지 않고 바디케어와 공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브랜드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본작은 2019년 창업 이후 3년 뒤 향수 브랜드 ‘셀바티코’를 출시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뜻하는 라틴어로 본연 그대로의 매력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회사가 상품을 시장에 선보인지 4년 만에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 있었던 건 사업 초기부터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이다.
대표적인 네트워크로 글로벌 천연 향료 전문기업 로베르테(Robertet)가 손꼽힌다. 로베르테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배부터 향료 추출, 가공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기업이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농지와 재배 시설을 운영하고 최상급 원료를 생산한다. 재배지 인근에 추출 시설을 배치해 당일 새벽 채취한 꽃, 나무, 풀에서 즉시 향료를 추출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로베르테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덕분에 셀바티코는 신선한 원료를 확보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셀바티코 제품들은 프랑스 기법으로 제조하는 회사를 통해 생산된 게 특징이다. ‘마르세유 리퀴드 솝’은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의 칙령에 따라 확립된 18세기 전통 레시피를 계승한 장인의 기법으로 완성한 제품으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리빙 헤리티지 컴퍼니’(Living Heritage Company, EPV) 인증을 받은 기업에서 개발·생산됐다. 니치 향수 ‘되찾은 시간(Le Temps Retrouvé)’ 라인은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프랑스 인상주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중동점⋅천호점, 커넥트현대 청주점, 아이파크몰 용산점 등에 입점해 30~40대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같은 해 1월 25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 A 투자도 유치했다. 유진자산운용, 아주IB투자, 퓨처플레이가 투자사로 참여했다.
본작은 제품 경쟁력과 국내 고객 반응을 토대로 프랑스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작품 ‘이방인’에서 영감을 받은 신제품 라인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랑스를 비롯해 일본, 중국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2024년에 이어 올해 10월 중국 니치 퍼퓸 페어에 참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배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향수 브랜드를 넘어, 향을 매개로 감각과 문화를 설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수를 출발점으로 일상과 소비 경험 전반에 브랜드가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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