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20억 낮춰도 안 팔려…초고가 아파트 호가 수십억씩 떨어진다
압구정신현대 매물 370건 쌓여
반포 래미안도 5억씩 호가 뚝뚝
50억 넘는 아파트 거래 ‘반토막’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까지
관망세 이어지며 추가 조정 전망
입력2026-02-25 17:39
수정2026-02-26 09:10
지면 25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절세 효과와 시세 차익을 노린 초고가 아파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호가가 수십억 원 씩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되지 않고 계속 쌓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인해 매수세가 붙지 않아서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신현대 전용 183㎡ 매물이 최근 실거래가 110억 원보다 18억 원(19.6%) 낮은 92억 원에 나왔지만 2주 째 거래되지 않고 있다. 이에 23일에는 호가가 91억7000만 원으로 추가 하락한 매물도 등장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하며 90억 원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달 저층이 110억 원에 거래됐는데, 매물이 계속 쌓이면서 로열동이거나 중층 이상 로열층 매물까지 수십억 원 낮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 적체의 주된 원인은 대출 규제다. 25억 원 초과 주택은 대출 한도가 2억 원으로 제한돼 92억 원짜리 매물을 사려면 현금 90억 원이 필요하다. 여력이 있는 매수인조차 추가 하락을 기다리며 관망 중이어서 파격적인 ‘급급매’도 소화되지 않고 있다. 현재 압구정신현대 전체 매물은 372건으로, 이 가운데 급매만 41건이다.
다른 초고가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지난 달 96억 원에 실거래됐지만 이달 12일 88억9000만 원에 나온 최저가 매물이 아직 팔리지 않았다. 90억 원대 초반 매물들도 소화되지 않으면서 최근 5억 원씩 호가가 내려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9월 56억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52억5000만 원 수준이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달 50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31건으로, 연율로 환산하면 372건이다. 지난해 709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22년 107건, 2023년 170건, 2024년 451건, 지난해 709건으로 해마다 증가했으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증가세가 처음 꺾이게 된다.
거래 감소와 매도 증가가 맞물리면서 강남 3구·용산구 등 주요 부촌에서는 매물 누적 현상이 뚜렷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비 강남구 청담동 매물은 6.0% 증가한 859건, 대치동은 6.1% 늘어난 1411건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은 8.2% 증가한 2580건, 서초동은 7.8% 늘어난 1765건, 방배동은 6.3% 증가한 807건이다. 송파구 잠실동은 10.1% 급증한 1118건이다. 용산구 한남동은 4.2% 증가한 296건, 이촌동은 7.8% 늘어난 492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당분간 초고가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아직 매수자와 매도자 간 호가 간극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들의 경우 호가 대비 7~15%가량 저렴한 매물을 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안에서도 원래 초고가 시장은 층이나 조망, 대지지분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긴 하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기한 전인 다음 달부터 4월 중순까지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매물들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초고가 매물을 시작으로 한강벨트나 그 외 외곽 지역에도 매물 적체와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 연구원은 “한강벨트 등 중상급지의 경우 강남권에서 추가적인 급매물이 쏟아질 시점에 맞춰 ‘갈아타기’를 원하는 급매가 출회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 세금 규제가 강화되는 기조에서는 중심 지역에서 시작된 흐름이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기에 단기적으로는 강남권이 먼저 영향을 받고,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지역까지 매물 증가 모습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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