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엔화 안정, 日은 대미 투자…관세 위법에도 흔들림 없는 동맹
15% 글로벌 관세에
다카이치 “신뢰 공고”
양국 결속 강화 의지
日기업 중심 대미투자
반도체 등 실익도 기대
美는 레이트 체크 실시
日 국채 등 안정 도와
입력2026-02-26 18:00
수정2026-02-26 21:31
지면 10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일본이 미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인도, 영국, 한국, 대만 등이 반발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과는 거리를 벌리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26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할 15% 글로벌 관세에 대해 “기존에 적용되던 관세가 15%였기 때문에 일본에 큰 영향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역시 25일 참의원 본회의 발언에서 “미일 간 합의에 미칠 영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면서도 3월 말 방미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위법 판결 전망은 미국 내 법조계나 투자 업계를 통해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일본은 판결 직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미 투자 1호를 확정 지었다.
이에 대해 일본이 다른 나라가 주저하는 상황을 파고들어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 역할을 하면서 실익을 취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일본의 대미 투자 1호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스화력발전의 경우 소프트뱅크그룹을 비롯해 파나소닉홀딩스·무라타제작소 등 일본을 중심으로 약 20개 기업이 참여하는 연합체가 주도한다. 일본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 수요가 몰릴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핵심 키를 잡는 셈이다.
이는 일본이 추진 중인 반도체 부활 전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미국 IBM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첨단 반도체 생산을 진행 중이다.
환율 측면에서도 일본은 미국과 공조해 시장 안정 효과를 누렸다. 1월 엔화 약세 국면에서 미국이 실시한 ‘레이트 체크(rate check)’는 일본 정부의 요청이 아니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주도로 이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레이트 체크를 했다는 정황만으로 시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1월 중하순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40년물의 수익률이 4%대로 오르는 등 이례적인 움직임이 나타났고 채권 매도세는 미국 시장에도 퍼져 미 국채 10년물이 한때 4.3%대로 상승했다. 그러나 레이트 체크 조치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는 4.0%대까지 내려갔다. 또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8엔대에서 155엔대로 안정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엔저를 선호하는 발언을 한 가운데 미국의 묵인 가능성도 주목된다. 엔저와 미국의 고금리 환경은 일본의 대미 투자 유인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합작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일본은 중국과는 정치에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일본 군사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미쓰비시중공업 등 20개 일본 기업·기관을 ‘수출통제 리스트’에 포함시켰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중앙TV(CCTV) 계열 소셜미디어 위위안탄톈은 “우리의 합법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응해 중국은 언제든지 반격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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