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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상 못해”…美 국방부 ‘최후통첩’에도 軍 AI 무제한 활용 거절한 앤트로픽

“AI 이용 시민 감시·자율무기 활용 반대”

아모데이 CEO, 타사보다 책임성 강조해와

국방부 CTO “충분히 양보…거짓말쟁이” 비난

연방 계약 파기되고 ‘공급망 위험업체’ 지정 가능성

구글·오픈AI 등 AI업계 직원들은 앤트로픽 지지

입력2026-02-28 09:00

앤트로픽 웹사이트에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AP연합뉴스
앤트로픽 웹사이트에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AP연합뉴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AFP연합뉴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AFP연합뉴스

AI의 책임성을 강조해온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AI 전면 사용 권한을 달라는 미 국방부의 요구를 거부했다. 국방부는 합의에 불응할 경우 모든 계약을 파기하고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극단으로 달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 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홈페이지에 공식 입장을 올리고 “국방부의 위협에도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며 자사 AI 모델의 무제한 활용 요구를 거절했다.

앤트로픽 측은 AI를 통한 대규모 시민 감시와 완전자율무기(사람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목표물을 살상하는 무기) 활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27일 오후 5시 1분까지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목적 사용에 제공하는 데 동의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는데, 앤트로픽 측은 “양심상 그들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며 요구안을 일축한 것이다.

이는 앤트로픽이 창사 초기부터 강조한 AI에 대한 책임성과 투명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데이 CEO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억제하려면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른 기업들보다 분명하게 밝혀왔다.

아모데이 CEO는 입장문에서 “극히 일부 사례에서는 AI가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기보다는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면서 “최첨단 AI 시스템은 완전자율무기를 구동할 만큼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밀 마이클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앤트로픽을 강하게 비판하며 협상 결렬 책임을 돌렸다.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협상 과정에서 미국인 감시 제한 관련 연방법 준수 조항을 명시하자는 등의 합의안을 제시하고, 앤트로픽을 AI 윤리위원회에 초청하는 등 충분히 양보했다고 설명했지만 앤트로픽 측은 “실질적 진전이 없었다”며 이를 반박했다.

미 정부는 앤트로픽과의 연방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앤트로픽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지난해 8월 클로드를 3개 부처에 제공하기 위해 체결한 계약을 모두 파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방조달청(GSA)을 통한 계약도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업체’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전까지 국방부는 중국 화웨이 등 적대국 기업들을 공급망 위험업체로 지정하고 국방 생태계에서 이들 기업을 배제했다. 앤트로픽이 새롭게 지정된다면 지난해 국방부와 체결한 2억 달러(약 2870억 원) 규모의 계약이 끊길 뿐만 아니라 국방 기밀 시스템에서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업체라는 이점을 상실하게 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강제적으로 앤트로픽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결정에 앤트로픽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앨런 로젠슈타인 미네소타대 로스쿨 부교수는 FT에 “(국방부의 결정은) 법률과 동떨어진 해석”이라며 “앤트로픽이 공급망 위험업체로 지정될 경우 강력한 법적 방어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트로픽을 둘러싼 압박 속에서도 AI업계 내부에선 지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약 200명에 달하는 구글과 오픈 AI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앤트로픽의 입장을 지지했다. 아모데이 CEO는 “국방부가 계약을 해지하기로 한다면 (후임 기업 인계까지) 군사 작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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