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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고객신뢰 최우선”, 말만 앞서면 안 돼

입력2026-02-28 00:02

지면 23면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쿠팡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쿠팡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7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의장은 이날 쿠팡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지난해 11월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한 후 사과문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김 의장이 육성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업자인 김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김 의장의 사과는 너무 늦었을 뿐 아니라 미흡하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에서 드러난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충격적이다. 고객 3367만 명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고 범인이 들여다본 배송지 정보는 무려 1억 4800만 건에 달했다. 그런데도 쿠팡은 그동안 ‘3000건 유출’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앞세워 미국 정계에 차별 규제 로비를 강화하는 등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였다.

김 의장은 “고객은 쿠팡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의 진정성은 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피해 고객들에게 사용처가 제한된 유효기간 3개월짜리 쿠폰을 보상으로 제공해 생색내기용 꼼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번 사과가 정부 조사와 처벌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제스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말뿐이 아닌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정보에 대한 보안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그것만이 물류 혁신으로 한국 유통 지형을 바꾼 쿠팡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는 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쿠팡 사태를 냉철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위법행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되 국민 정서에 기댄 감정적 대처로 불필요한 통상 마찰의 빌미를 줄 이유가 없다. 만시지탄이나마 김 의장이 직접 사죄의 뜻을 밝힌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당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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