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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 지도 얻은 구글, 망 이용료도 제대로 내야

입력2026-02-28 00:03

지면 23면
서울 지도를 보여주는 스마트폰 구글 지도 화면과 웹페이지. 연합뉴스
서울 지도를 보여주는 스마트폰 구글 지도 화면과 웹페이지.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구글에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를 반출하기로 했다. 2007년 첫 요청 이후 19년 만의 결정이다. 안보 시설을 가리고 국내 서버에서만 가공 작업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국내 지도 데이터 주권과 플랫폼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정부는 군사 시설 노출 우려 등으로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불허했다. 그사이 네이버와 카카오·티맵모빌리티 등 토종 기업이 공간 데이터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도 반출에 소극적이던 정부의 태도가 변한 것은 통상 환경 때문이다. 미국은 디지털 규제를 비관세장벽으로 규정하며 통상 압박을 강화해 왔다. 이른바 ‘온플법’ 논의와 맞물려 지도 반출 문제 역시 관세·통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27일 “한미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도 반출 결정을 환영했다.

고정밀 지도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의 핵심적인 토대다. 이미 검색과 인공지능(AI), 모바일 운영체제, 앱 생태계를 장악한 구글이 공간 데이터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게 뻔하다.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 원에 이르는 국내 산업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결정이 미국의 압박에 밀린 국익 훼손과 국내 기업의 손실로 귀결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우선 큰 틀에서 통상·안보·산업 전반을 아우른 대미 협상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과 구글 간에 제기돼 온 ‘역차별 문제’도 풀어야 한다. 구글은 국내에 사업장(서버)이 없다는 이유로 망 이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매년 12조 원 넘게 매출을 올리면서도 공시하는 규모는 3600억 원에 불과해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역시 150억 원에 그친다. 네이버가 9조 원대 매출에 5000억 원대 법인세를 내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유튜브의 차별적인 국내 요금 정책도 바로잡아야 한다. 구글에 대한 지도 반출 허용이 또 다른 역차별을 고착화시키지 않도록 국익을 중심에 둔 후속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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