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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하메네이 후계자는…혼돈 속 ‘실세 중 실세’ 라리자니 주목

입력2026-03-01 12:04

수정2026-03-01 18:17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이 확인되면서 누가 권력을 이어받을지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헌법은 최고지도자 유고 시 대통령·대법원장·헌법수호위원회 소속 고위 성직자 등 3인으로 구성되는 비상위원회가 임시로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미국의 공습 표적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압둘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알리 샴카니 국방위원회 사무총장 등 핵심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비상위원회 구성 자체가 불투명하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샴카니 사무총장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 은신 중이던 하메네이가 본인 유고를 대비해 후계자 후보 3인을 거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 6명과 성직자 2명을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한 보도로, 후보는 골람호세인 모세니-에제이 대법원장, 아스가르 헤자지 최고지도자 비서실장, 이슬람공화국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하산 호메이니다. 이 중 헤자지 비서실장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하메네이는 사망 전 국가 운영 업무를 라리자니 사무총장에게 위임했으며, 비서실장·국회의장·혁명수비대 출신 고위 인사 등 일부에게 정치·군사 분야 결정권한을 분산 부여하고 주요 직책의 승계 순위도 사전에 지명해둔 것으로 NYT는 전했다.

현행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전문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출되며, 이슬람 율법에 학식이 있는 성직자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이 있다. 하메네이 생전에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 인물은 라리자니 사무총장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러시아·중국·걸프 왕정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하메네이를 대리한 횟수가 페제시키안 대통령보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이 더 많았다.

1958년생인 라리자니는 테헤란대 철학 교수 출신으로, 학부에서 수학과 전산학을 전공한 뒤 독일 철학자 칸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장을 지냈고 4개 부처 장관직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직을 역임해 이란 통치체제 전반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형제인 사디크 라리자니는 2009~2019년 대법원장을 지낸 뒤 현재 국정조정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다. 다만 라리자니는 2015년 핵합의 비준을 주도한 전력으로 강경보수파의 불신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보수파에 의해 대통령선거 출마가 봉쇄된 바 있다. 공습 이후 그는 소셜미디어에 강경 발언을 게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현 이란 국회의장. EPA연합뉴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현 이란 국회의장. EPA연합뉴스

강경보수파의 지지를 받을 인물로는 1961년생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현 국회의장이 꼽힌다. 갈리바프는 혁명수비대 내 지지기반이 라리자니보다 두텁고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이자 막후 실세로 꼽히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선호하는 정치세력도 있으나, 하메네이 본인은 생전에 최고지도자직의 세습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의 작전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혁명수비대 출신이나 강경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는 CIA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이 분석은 이번 공격 이전 약 2주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폭스뉴스는 혁명수비대의 단결 여부가 이란의 향후 진로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혁명수비대와 군부가 단일대오를 유지한다면 기존 권력구조가 대체로 유지될 수 있지만, 내부 균열이 발생할 경우 다른 정치 경로가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분열 조짐이 관측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 체제를 대체할 세력의 존재도 불확실하다. 1960년생의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는 이란을 떠나 해외에서 40여 년을 보냈으며 국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와 알바니아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정부 조직 ‘이란 저항국민평의회(NCRI)’의 지도자 마리암 라자비는 임시정부 구성과 군 내 ‘애국 인사’들의 행동을 촉구했으나, 이들 역시 이란 내 실질적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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