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全 금융권 농지대출 실태조사 착수
가계대출규제 우회 여부 등 파악
농식품부는 전체 농지 전수조사
입력2026-03-02 17:44
수정2026-03-02 19:19
금융 감독 당국이 전 금융권의 농지담보대출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투기 목적으로 쓰이는 사례가 없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매년 일부 농지를 대상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을 뿐 전체 농지의 관련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달부터 5월까지 업권별로 농지담보대출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개인사업자용으로 나가는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파악할 방침이었는데 여기에 농지담보대출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당국은 개인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담보인정비율(LTV) 같은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농지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주담대의 우회 통로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지목돼왔던 것처럼 농지담보대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농지담보대출의 담보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농지담보대출을 내줄 때 농업인확인서 등을 받는데 관건은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느냐”라며 “사업자대출을 보면서 농지담보대출을 같이 살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역시 투기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소유자들의 농업경영 여부부터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수도권은 개발 수요가 많아 실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매매 차익을 노리고 각종 규정을 우회해 농지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농지법은 헌법의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의 농지 취득·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 농지 관리가 너무 엉망이다.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버리지 않았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농식품부의 농지 전수조사도 이에 대한 후속 조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에 대한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8면, 본지 2월 27일자 1·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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