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하늘길 막히자 버스타고 오만으로...교민들 ‘발동동’
■이란 반격에 발 묶인 재외한인
중동 지역 10개국 1만7000명 체류
인천~중동 25개 항공편 전면 취소
교민들 사이 육로 이동방법 공유
사우디·오만→동남아 거쳐 한국행
“국경 막혔다”소문에 일부 혼선도
金 총리 “만일 사태 수송 작전 준비”
입력2026-03-02 18:01
수정2026-03-02 23:46
지면 23면
“어머니가 패키지로 혼자 두바이에 여행을 가셨어요. 항공편이 결항돼 호텔을 연장해야 하는데 안 된다네요. 걱정이 너무 됩니다.”
이란이 걸프만 인근 국가들에 반격을 시작하면서 항공편이 대부분 결항되자 현지에 발이 묶인 여행객과 체류자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현지 교민들은 육로를 이용해 이웃 나라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피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민간 시설까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여행객들은 숙박 시설 연장이 되지 않아 당장 잠잘 곳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지만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는 60여 명, 이스라엘에는 단기 체류자 100여 명을 포함해 600여 명이 체류하고 있다. 이란의 보복 공습 대상에 포함된 바레인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 10여 개국의 교민 수만 1만 7000명에 달한다.
이날까지 우리 교민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란발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 이어지면서 단기 체류자와 교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카타르 도하에 3년째 살고 있는 교민 A 씨는 “늦은 밤은 물론 낮에도 미사일 요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음이 엊그제부터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다”며 “체감상 창문이 울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지고, 수도 한복판 상공에서 요격 후로 보이는 연기 자국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말했다.
A 씨는 “대사관이나 회사 측에서는 집에 있으라는 지시만 3일째 내려오고 있어 답답하다”며 “이란과 이스라엘뿐 아니라 두바이·도하에 있는 한국인 수가 생각보다 많아 영공이 열리는 대로 귀국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여행객들이나 교민들은 영사관이나 대사관의 조처가 미흡하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이란이 반격을 개시하면서 걸프만 인접 국가의 하늘길은 폐쇄된 상태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대한항공·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카타르항공 등 4개 항공사 25개의 비행편이 결항됐다. 유럽과 현지 항공사들도 비행을 취소하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날 대한항공은 이달 5일까지 두바이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에미레이트항공·카타르항공 등 중동 국적 항공사들 역시 운항을 멈췄다. 루프트한자와 영국항공 등 유럽 항공사들은 텔아비브·베이루트·암만·테헤란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조정했다. UAE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두바이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 수는 2만 명을 넘는다.
하늘길이 막히자 일부 여행객들과 단기 체류자, 피해를 우려한 현지 교민들은 이란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지역으로의 대피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일부 교민과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육로 이동 방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카타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 두바이에서는 오만의 무스카트 공항까지 이동해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경유해서 한국에 올 수 있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이동 경로가 민가가 별로 없는 외지 도로이고 미군 시설과 인접한 지역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개별 이동이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오며 교민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교민과 재외 한국인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해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바레인·UAE·요르단·카타르·쿠웨이트에 특별여행주의보를 한시적으로 발령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중동 상황 관계장관회의에서 “항공편 취소 때문에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1대1 안전 확인 및 귀국 안내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수송 작전도 빈틈없이 준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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