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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거위’ 경마장…경기 지자체 유치전 후끈

수백억 세수·경제 활성화 기대

교통혼잡·소음 부작용 우려도

“선거서 공약 남발할수도” 비판

입력2026-03-03 17:44

지면 23면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가 벌어지고 있다. 과천=오승현 기자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가 벌어지고 있다. 과천=오승현 기자

정부의 과천 경마장 이전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경기 지역 지자체들의 경마장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쪽에선 ‘황금알 낳는 거위’라며 막대한 세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교통 혼잡·소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1·29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과천 경마장 이전 방침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경마장 유치를 공개적으로 밝힌 경기도 내 지자체는 시흥·화성·고양 등을 포함해 31개 시·군 가운데 최소 8곳에 이른다. 정부가 이전지를 경기도 내에서 찾기로 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 지자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자체가 경마장에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확실한 세수’다. 한국마사회가 과천시에 납부하는 지방세와 레저세 등은 연간 500억 원 수준이다. 과천시 연간 예산 약 5000억 원의 10%에 해당한다. 여기에 연간 340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과 말산업 종사자 약 2만 명 중 8000명에 달하는 경마장 직접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게 지자체들의 판단이다. 교통과 도시 기반시설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광역 도로망 확충,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주변 상권 정비 등 주민 편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경기 남부 지자체는 촘촘히 구축된 교통·문화·관광 인프라와의 연계를 내세운다. 화성시는 간척지 화옹지구의 대규모 가용 부지와 도시개발 사업을 연계한 복합 개발을 강조하고, 시흥시, 안산시는 시화권 산업·관광벨트와 연계한 문화·관광·레저 복합단지를 구상 중이다.

경기 북부 지자체들은 상대적으로 넉넉한 개발 여건과 수도권 균형발전 명분을 앞세운다. 고양시는 장항·대화동 일대와 종마목장 인근을 후보지로 검토하며 한류·MICE 산업과 연계한 킨텍스, GTX-A, 자유로 등 광역 교통망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동두천시와 파주시는 반환 미군 공여지 개발, 양주시와 포천시는 장기간 개발제한구역에 묶였던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경마장을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경마장 유치가 곧 ‘약속된 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마장에서 발생하는 세수는 기본적으로 교통 혼잡, 소음, 환경오염 등 지역 주민이 감내해야 할 불편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천 경마장 인근은 주말마다 주변 도로와 공터가 차량으로 가득 차는 만성 교통 체증에 시달려 왔고, 매연·소음·토양 오염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접근성이나 교통 등 인프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희망 고문식’ 유치 선언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치 추진에 앞서 예비타당성 조사와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고,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수용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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