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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지금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 필요”…확장재정 부작용 우려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

추경 처리 주도해온 확장재정론자

이번 추경 편성 여부엔 즉답 피해

“불요불급 예산 없애 고효율 창출”

과감한 구조조정 착수 의지 표명

전문가들 “무리한 추경 부작용 커”

입력2026-03-04 05:30

수정2026-03-04 07:16

지면 8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현재 대한민국에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선 중진의 확장재정론자가 우리나라 예산 사령탑을 맡으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씀씀이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현재 대한민국은 구조적 복합 위기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국민 모두가 초혁신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럴 때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감한 재정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도려내 최대한 고효율을 창출해야 한다”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방의 골목골목까지 따뜻하도록 재정의 경기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기획처 분리를 직접 추진했던 박 후보자는 임명 이후 핵심 추진 과제로 가칭 ‘미래 비전 2050’으로 대표되는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 수립을 꼽았다. 그는 “기획처 기능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 전략의 새 설계”라며 “기획처가 대한민국 미래 설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향후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협의 속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첫 출근부터 적극 재정을 강조한 박 후보자는 여권 내 대표적인 확장재정론자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전년 대비 8.1% 증가한 728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국가 재정이 녹록지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국가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며 “과감하게 확장적 재정을 편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야권의 국가채무 증가 우려를 두고는 “채무를 줄이는 것이 대수가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서 국내총생산(GDP)을 키우면 채무율은 줄어든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 후보자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와 예결위원장을 잇달아 역임했다. 2021년 본예산과 네 차례의 추경 본회의 통과를 주도한 경험이 있어 박 후보자 발탁 배경에 추경 편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21년 2차 추경에서는 예결위원장으로서 전 국민에게 코로나 상생지원금 20만 원 지급을 주장했으나 국민 88%를 대상으로 25만 원을 지급하자는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다.

또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 중심의 추경 편성을 추진하자 당시 원내대표였던 박 후보자는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강하게 비판한 적도 있다.

기획처의 한 관계자는 “장관 임명 이후부터 구체적인 로드맵이 드러나겠지만 벌써 외부에서는 올해 추경 편성은 물론이고 내년 예산안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교한 확장재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더해 최근 이란 전쟁의 전면전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는 상태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추경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국고채 금리 및 환율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급하게 추경을 편성하면 국채 발행으로 채권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미 올해 예산이 크게 늘어 추경을 논의할 필요도 없는 단계로 재정 투입을 늘린 만큼 성장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는 장기 저성장 국민을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인데 일시적 확장재정으로 부채를 쌓다가 내년에 성장률이 낮아지면 부작용만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확장재정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이른바 부채조달방식은 경제를 제대로 성장시키지 못한다”며 “수시로 추경을 통해 확장재정을 할 경우 물가·이자율·환율이 상승하고 국가 신용도는 하락할 수 있다. 구축효과에 따른 민간투자 감소도 우려된다”고 짚었다.

또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추경은 전쟁이나 예상치 못한 재난, 급격한 대량실업 등 국가의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정규 예산으로 미처 조달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한해서 허용하는데 ‘전가의 보도’처럼 추경을 계속 편성하는 것은 합당한 방법이 아니라는 게 염 교수의 진단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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