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정지입니다”…개학 맞아 북적이는 등굣길 음주 단속
서울 4개 초등학교 스쿨존 음주단속 진행
1시간 동안 음주·신호위반 등 97건 적발
스쿨존 불시 단속 강화해 갈 예정
입력2026-03-04 13:43
“음주단속 중입니다. 후 한번 불어주세요.”
4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신가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 경광봉을 든 경찰관들이 도로 위에 길게 늘어서며 출근길 차량을 하나씩 멈춰 세웠다. 새학기를 맞아 서울경찰청이 실시한 스쿨존 음주운전 집중 단속 현장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교통기동대 11명을 포함해 총 27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경찰은 양재대로 방향 3개 차선 가운데 1개 차선을 통제하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을 대상으로 전수 단속을 진행했다.
경찰이 차량 창문 앞으로 음주감지기를 내밀며 “후 한번 불어달라”고 안내하면 운전자가 숨을 불어넣었다. 이상 수치가 감지되면 차량에서 내려 재측정을 했다. 대부분은 가글을 한 뒤 정상 수치가 확인되면 곧바로 이동했다.
그러나 실제 위험천만하게 음주를 한 뒤 학교 근처를 운전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날 신가초 앞에서는 두 운전자가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5%와 0.034%가 각각 측정됐다. 두 사람 모두 전날 마신 술이 완전히 깨지지 않은 숙취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오전 8시 50분께 단속에 걸린 30대 여성 운전자는 처음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이 혈액 검사를 안내하자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어제 낮에 반주로 술을 마셨다”고 실토했다. 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출근길이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정문 앞 분위기는 한층 북적였다. 오전 8시 30분을 전후해 학생들이 몰리면서 인도와 횡단보도는 순식간에 붐볐다. 부모나 조부모의 손을 잡고 온 저학년 학생들과 친구들끼리 무리를 지어 온 학생들이 뒤섞였다. 경찰은 음주 단속을 이어가면서도 경광봉을 흔들어 차량을 멈추게 하고 학생들의 횡단을 도왔다.
신가초 6학년 아들을 둔 정범석(47) 씨도 “아들과 등굣길에 ‘설마 아침부터 술에 취해 운전하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단속되는 걸 보고 놀랐다”며 “숙취 운전도 위험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단속은 서울 시내 초등학교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총 97건의 단속·계도가 이뤄졌으며 음주운전은 4건(면허 취소 1건, 정지 3건)이 적발됐다. 신호 위반 등 주요 교통 단속은 22건,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등을 포함한 계도는 71건이었다. 강남구 영희초등학교 앞에서는 화물차가 혈중알코올농도 0.084%로 면허 취소 수치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손영주 송파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전날 약간의 음주도 숙취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린이 교통 안전을 위해 스쿨존 음주운전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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