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일본보다 가파른 약세… ‘줄줄 새는 달러’에 원화만 취약한 고리
입력2026-03-04 16:02
수정2026-03-04 18:02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는 등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1원 오른 1476.2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환율은 12.9원 급등한 1479원에 출발한 뒤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 메시지에도 장중 1484.2원까지 오르며 상승 압력을 이어갔다. 앞서 3일 야간 연장 거래에서는 1506.5원까지 치솟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넘긴 바 있다.
이날 주간 거래에서는 야간 급등세에 비해 상승 폭이 일부 축소됐지만 지난해 고점에 육박한 수준을 유지했다. 야간 거래 특유의 얕은 호가를 감안하더라도 1500원 돌파는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을 허문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약세는 두드러진다. 국제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전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7% 절하됐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고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큰 대만 달러(-1.4%), 일본 엔화(-0.9%)보다도 하락 폭이 컸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이라는 공통 악재 속에서도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심화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을 핵심 변수로 지목한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과 맞물려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확대되면서 달러 수요가 늘었고 이것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병철 NH농협은행 과장은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70~1500원 범위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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