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반도체·채권 혼합 ETF, 이틀만에 2000억 팔렸다
김영성 대표 “첫날만 1400억 팔렸다”
삼전·하닉·채권으로 연금 공략 적중
입력2026-03-04 17:53
지면 19면퇴직연금계좌에서 100% 투자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동시에 담은 KB자산운용 신상품에 출시 이틀 만에 2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올해 신규 상장 ETF 중 최대 흥행 기록이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월 26일 신규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가 첫날 1400억 원, 둘째 날 1000억 원가량 팔렸다”며 “유입 자금 대부분이 연금계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는 지난달 26일 상장 당일 초기 설정 자금 300억 원을 포함해 총 137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어 27일에도 1000억 원 상당이 추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설정액을 제외해도 출시 이틀 만에 2000억 원이 팔린 것이다.
올해 들어 출시된 16개 ETF 중 상장 첫날 1000억 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한 상품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이 유일하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 상품에 쏠린 자금은 당일 채권혼합형 ETF 중 1위였다. 하루 동안 이 상품에 순유입된 자금은 기간을 최근 1년으로 넓혀 비교해보면 전체 68개 채권혼합형 ETF 중 22위에 해당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전체를 통틀어도 상장 당일 1000억 원대 자금 유입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흥행 배경에는 퇴직연금 운용 규제를 영리하게 파고든 상품 구조가 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25%, 채권 50%로 구성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DC)형 계좌에서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30%에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위험자산 한도 70%를 주식형으로 채운 뒤 나머지 안전자산 30%를 이 ETF에 배분하면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최근 퇴직연금계좌를 중심으로 채권혼합형 ETF 인기가 늘고 있기도 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채권혼합형 ETF 순자산총액은 2024년 말 2조 5604억 원에서 2025년 말 8조 889억 원으로 1년 새 6조 원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19일 기준으로는 10조 5741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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