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사주 매입 두달새 9조 넘어…소각 기대감 커진다
‘1년내 소각’ 상법 개정안 통과로
매입규모 올해 57% 가량 급증
공시 기업 80% 주가상승 긍정적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취득
‘주주환원 효과 제한적’ 지적도
입력2026-03-04 18:06
수정2026-03-12 10:40
지면 20면정부가 주주환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들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규모가 두 달 만에 9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자사주 소각 기대감도 커졌고,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 10곳 중 8곳은 한 달 뒤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자사주 처분도 늘어나면서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총 9조 13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 8227억 원과 비교하면 56.9%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가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장에서는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주가 흐름도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당 기간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71개사 가운데 48개사(67.6%)는 공시 다음 날 주가가 상승했다. 일주일 뒤에는 68개사 중 46개사(67.6%)가 상승했고, 한 달 뒤 기준으로는 36개사 중 29개사(80.6%)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600억 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한 달간 주가가 121.02% 상승했다. 주주환원 기대감에 더해 스페이스X 투자 기대감 등이 겹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LG전자는 1000억 원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한 달간 주가가 26.46%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도 2000억 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19.98% 상승했다.
코스닥 기업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삼지전자와 JTC는 각각 15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한 달간 주가가 각각 46.02%, 40.47% 올랐다.
기업이 보유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줄어 수급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해당 기업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총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며 즉각적인 주가 부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자체를 무조건적인 호재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취득에 그치고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자사주 처분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자사주를 처분한 기업은 4개사, 처분 규모는 159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7개사가 총 3459억 원 규모 자사주를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주주총회의 관전 포인트는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의지가 될 전망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보유 규모만으로 소각 수혜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주총에서 지배주주의 소각 유인, 상법상 소각 예외 조항 활용 여부, 관련 안건의 처리 과정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차 상법개정은 자사주를 취득한 뒤 원칙적으로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했다. 다만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법령상 의무, 정관에 정한 경영상 목적 등은 예외로 인정했다.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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