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상한 폐지’ 집착에…6%대 임금 인상 걷어찬 삼성전자 노조
전 직원 자사주 20주 주택대부 최대 5억 등
사측 보상 확대에도 일방적 요구만 계속
노조. 파업 찬반 투표 등 쟁의권 확보 절차 돌입
입력2026-03-04 18:06
수정2026-03-04 18:49
지면 11면
성과급 등을 둘러싼 삼성전자(005930) 노사 간 임금 협상이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라는 일방적 요구를 굽히지 않으면서 결렬됐다. SK하이닉스가 채택한 성과급 상한 폐지는 삼성전자의 경우 다양한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투자 여력을 약화하는데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거두지 않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4일 임직원에게 “지난해 12월부터 총 8차례의 본교섭과 6일간의 집중교섭 및 조정 절차까지 거쳤지만 (임금 협상)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노조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반복해서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노조 공동교섭단은 임단협 본교섭을 벌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전날 밤 결렬됐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산정 기준 투명화, 임금 인상률 7%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임금 인상률도 지난해(5.1%)보다 높은 6.2%를 제시하고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주택대부 최대 5억 원 지원, 사내몰 100만 포인트 지급, 자녀 출산 경조금 최대 500만 원 상향 등도 약속했다.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에게는 영업이익 100조 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이 포함됐다.
회사 측이 전례 없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를 굽히지 않아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빼면 현실적으로 OPI 초과 이익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상한 없는 성과급 제도가 연구개발(R&D) 투자 재원을 줄여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한다. 반도체는 막대한 R&D와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성과급으로 재원이 대거 유출될 경우 미래 투자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파업 시 회사는 10조 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 원 수준”이라는 메일을 보내는 등 임금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노사 갈등을 지나치게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날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며 5일 파업 찬반 투표를 포함한 쟁의 대책 계획을 공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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