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이후 2.5% 떨어져…원화도 ‘글로벌 최약체’
■환율, 한때 1500원 돌파
日엔화·대만달러보다 낙폭 커
한은 “달러 유동성 안정적 수준”
입력2026-03-04 18:09
수정2026-03-04 19:00
지면 3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국면에서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크게 미끄러지며 ‘최약체 통화’로 부각되고 있다.
4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전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5% 절하됐다. 같은 기간 헝가리 포린트(-4.9%), 칠레 페소(-3.5%), 멕시코 페소(-2.8%) 등을 제외하면 주요 교역국 통화 가운데 절하 폭이 가장 크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고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큰 대만 달러(-1.3%), 일본 엔화(-0.9%)보다도 낙폭이 두드러진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이라는 공통 악재 속에서도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심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3일 야간 연장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6.5원까지 치솟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넘겼으며 이날 주간 거래에서도 전일 대비 10.1원 오른 1476.2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중에는 1484.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장은 원화가 대외 변수 충격에 취약한 데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과 맞물려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확대돼 달러 환전 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스티븐 추 블룸버그 수석전략가는 “한국 거주자들의 지속적인 해외 투자와 대미 투자 협정 이행 부담 역시 구조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중동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외 차입 여력 등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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