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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파 차남 후계자로…트럼프 ‘친미정권 전략’ 흔들린다

■이란 새 지도자 모즈타바 유력

아버지 하메네이 ‘그림자 최측근’

막후서 반정부 시위대 제압 주도

결사항전 예고…조기항복 없을듯

美 국방 “자비 없이 승리, 이란 끝장”

美, IRGC 시설·무기고 집중 폭격

이스라엘 “누가 집권하든 제거”

민간인 사망자만 1000명 넘어

입력2026-03-04 18:10

수정2026-03-05 07:51

지면 5면

이란이 사망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선출하는 방안에 대해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가 권좌를 이어받을 경우 이란의 강경 노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개혁파’로 정권을 교체해 통제를 강화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미국은 이란에 대한 ‘24시간 공습’ 의지를 천명하고 이란도 미사일 반격을 이어가는 등 양측의 장기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 시간) 이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가 이날 화상회의를 진행한 결과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 지도자로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이미 선출됐다는 이란 반정부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 회의 측은 공식적으로 모즈타바의 선출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성직자들은 이 사실이 발표될 경우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즈타바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비롯한 군·정보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그림자 최측근’으로서 2005년부터 대선에 개입해 이란 내 권력 구도를 관리하는 한편 반정부 시위대 제압을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이란 전문가는 NYT에 “정권 내에서도 훨씬 강경한 IRGC 측이 주도권을 잡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미국에 조기 항복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오히려 모즈타바의 계승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즈타바는 이란 종교 중심지 쿰의 신학교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치는 중견급 성직자로 신정국가인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되기에는 종교적 위상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그러나 차기 지도자 후보군이 잇단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살아남은 모즈타바의 영향력이 커졌다. 하메네이에 대한 우호적인 민심이 여전히 만만찮다는 점도 모즈타바에게 힘을 싣는다. 4일 AFP통신은 이날 오후 10시(한국 시각 5일 오전 3시 30분)로 예정된 하메네이의 장례에 전례 없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닷새째로 접어든 전쟁에서는 양측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28일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이후 2000개 이상의 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남부 도시 쿰에 있는 전문가 회의 시설과 핵무기 핵심 부품을 비밀 개발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 ‘민자데헤’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4일에는 이스라엘이 자국 F-35I를 이용해 이란 테헤란 상공에서 이란군의 유인 제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F-35 기종이 공중전에서 유인 군용기를 처음 격추한 사례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단호하고 파괴적으로, 그리고 자비 없이 승리하고 있다”며 “작전 시작 후 나흘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결과는 놀랍다. 그들(이란)은 끝장 났다”고 말했다.

이란도 반격하고 있다. IRGC는 4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중동) 지역 내 군사와 경제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란 방공부대가 미국의 F-15 전투기 3대를 격추했다고 보도했으며 IRGC는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중동 지역 내 가장 큰 미군 시설이 있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 이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각종 미사일 공격으로 불에 탔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인권 전문 매체 ‘휴먼 라이츠 액티비스트’는 분쟁이 시작된 후 109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에 대한 공격이 최소 10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2일 같은 매체가 발표한 742명에서 350여 명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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