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상장 저축은행’ 푸른저축銀, 99억 횡령에 거래 정지
전직 임원 99억 횡령 혐의 발생
거래소, 상장심사 여부 검토 중
‘상폐 아니냐’ 투자자들 불안감
입력2026-03-06 08:30
저축은행 업권에서 유일한 상장사인 푸른저축은행이 99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으로 거래정지 조치를 받으며 위기에 놓였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도 상장 지위를 지켜낸 회사지만 예상치 못한 내부 사고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른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 전직 임원이 99억1700만 원을 횡령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푸른저축은행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횡령 혐의를 받는 전직 임원은 지난달 11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처리됐다. 회사 측은 횡령액 회수를 위해 해당 임원의 재산을 조회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사태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푸른저축은행에 이번주 내로 횡령 사건 관련 사실관계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푸른저축은행 측에 자체 감사 진행을 요구한 상황”이라며 “감사 결과에서 미비점이 발견되면 현장 검사를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푸른저축은행의 자체 감사에는 내부 통제 시스템, 유사 사고 내역, 고객 피해상황 등이 담길 예정이다.
통상 횡령으로 인한 고객 피해가 발견될 경우 과실이 있는 임직원이 배상책임을 지지만 피의자가 사망한 만큼 배상 책임은 회사에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횡령 규모가 100억 원에 육박하는 만큼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90억 원대 규모는 한 번에 빼돌리기 어려운 금액”이라며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횡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971년 설립된 푸른저축은행은 서울 3곳 남은 개인 오너 구조의 저축은행 중 하나다. 푸른저축은행은 범 LG가(家)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이 14.74%, 구 회장이 최대주주인 푸른F&D가 16.2%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구 회장의 장남인 장남인 주신홍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17.22%)다.
푸른저축은행은 199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 왔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산·솔로몬·한국 등 다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와 함께 상장폐지됐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지위를 지켜냈다.
하지만 이번 횡령 사건으로 상황이 급변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푸른저축은행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상장폐지되는 것 아니냐” “오너 일가가 사비로 횡령액을 채워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회사 측에 자진 상장폐지나 자사주 소각 등 정상화 계획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가계대출 규제로 전반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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