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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프리미엄 없애고 소액주주도 보호

■PEF 달라진 공개매수 공식

실패 사례 잇따르자 전략 바꿔

베인캐피털 등 보호책 수립 예고

비용 증가·M&A시장 위축 우려

입력2026-03-06 17:35

수정2026-03-06 23:46

지면 13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오승현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오승현 기자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할 때 진행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공개매수 방정식이 최근 확 달라졌다. 경영권 인수가와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신고서에는 소액주주 보호 원칙을 명시하는 식이다. 과거에는 최대주주 지분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입한 뒤 증시에 남는 경우가 많았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공개매수 실패 사례가 잇따르면서 전략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자발적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개시한 PEF 운용사는 모두 경영권 인수가와 같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했다. 이달 3일 ‘안다르’ 운영사 에코마케팅 잔여지분을 대상으로 3차 공개매수에 들어선 베인캐피털은 1·2차 공개매수 때와 같은 1만 6000원을 지분 매입 가격으로 정했다. 이는 베인캐피털이 특수목적법인(SPC) 비씨피이이에이비드코원을 통해 기존 최대주주인 김철웅 대표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경영권 인수 단가와 같고, SPA 체결 당시의 주가(1만 700원)보다는 49.5% 높다. 베인캐피털은 공개매수설명서에 “소액주주 보호 대책을 수립할 예정 ”이라고 명시했다.

EQT파트너스의 SPC 도로니쿰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서비스 기업 더존비즈온 대상 공개매수에서 경영권 인수 가격과 같은 1주당 12만 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했다. 공개매수 공고 직전 주가인 9만 6000원과 비교해서는 25.0%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어펄마캐피털의 SPC 아스테리온홀딩스는 코넥스 상장사이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나우코스 공개매수 때 주가에 45.6% 프리미엄을 붙였다. 어펄마캐피털은 2022년 나우코스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장내에서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고,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서는 지분율을 95.02%로 끌어올려 자진 상폐 요건을 갖췄다. 이들도 모두 설명서에 소액주주 보호 관련 문구를 넣었다.

PEF 운용사들이 공개매수설명서에 소액주주 보호 대책을 기입하고 공개매수가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25년 이전에는 프랑스 PEF 운용사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 대상 공개매수를 실시하며 소액주주 보호를 명시한 것을 제외하면 관련 사례가 드물었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융 당국이 의무공개매수 제도 논의에 착수하고 PEF 운용사 대상 여론 압박이 강해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자진 상폐를 목적으로 실시한 SK디앤디 공개매수에서, VIG파트너스는 비올(현 비올메디컬) 공개매수에서 경영권 인수가와 같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들 역시 소액주주 보호 원칙을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흐름이 인수합병(M&A) 비용 증가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 인수 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으로 잔여 지분 전량을 매입하면 인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EQT는 더존비즈온 경영권 인수에 1조 3158억 원을 썼지만 잔여 지분 확보 목적의 공개매수에는 2조 1790억 원을 투입했다. 베인캐피털은 에코마케팅 2차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91%를 확보했지만 수수료를 감수하고 3차 공개매수에 나섰다. 다수 PEF 운용사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 폐지를 진행할 수 있음에도 당국과 여론 눈치를 보는 실정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흐름은 사실상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실시된 것과 비슷한데 그 이면에는 비용 증가에 따른 M&A 시장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있다”며 “PEF 자금 유입이 경색되면 산업계 구조조정도 지연돼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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