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서 프로이트로…마음 탐구의 여정
■심리학의 역사(니키 헤이즈 지음, 소소의책 펴냄)
입력2026-03-06 17:39
지면 17면
예일대 출판부의 교양 역사 시리즈의 일환인 ‘심리학의 역사’는 인간 마음을 탐구해온 학문의 여정을 한 권에 담아냈다. 곰브리치의 ‘세계사’를 영어권에 소개하며 시작된 이 시리즈는 복잡한 학문사를 일반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리학의 뿌리는 고대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의 인식에 대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는 이후 심리학의 토대가 됐다. 여기에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 행동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길을 열었고, 19세기 말 빌헬름 분트가 최초의 심리실험실을 세우면서 심리학은 철학에서 분리된 독립 학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창시하며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특히 프로이트는 히스테리 환자들의 기억을 분석하면서 인간의 행동이 억압된 욕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자칫 환원주의식 해석으로 흐를 수 있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놓고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행동주의, 게슈탈트 심리학, 인본주의 심리학 등 서로 다른 학파들이 등장하며 인간 마음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층적으로 확장됐다.
책은 이론뿐 아니라 흥미로운 실험도 함께 소개한다. 게슈탈트 학파가 “전체는 부분의 합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환원주의적 사고에 도전했던 이야기, 아동 발달 연구로 유명한 피아제의 실험이 이후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재해석된 사례 등은 학문이 어떻게 수정되고 발전하는지를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역시 심리학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전쟁 중 군인 선발과 사기 관리, 선전 연구 등에 심리학이 활용되면서 사회심리학과 임상심리학이 발전한 것이다.
저자는 50여 년간 심리학 연구와 교육에 몸담아 온 학자다. 영국 리즈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대중을 위한 심리학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방대한 심리학 이론을 역사의 흐름과 함께 흥미롭게 엮어낸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심리학이 단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에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되고 확장된 살아있는 학문임을 일깨운다. 2만 5000원.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