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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은 옛말…백혈병,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고령도 60% 완치”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백혈병센터장

백혈병, 혈액 만드는 조혈모세포 병들어 발생

빈혈·멍·감염 반복 땐 의심…혈액검사로 진단

백혈병 환자 위험도 따져 항암제 투여…맞춤 치료

표적항암제, 2017년 이후 해마다 도입

조혈모세포이식 고령서 시행…생존율 올라

입력2026-03-07 07:00

수정2026-03-24 11:06

지면 19면
‘백혈명 명의’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백혈병센터장은 “백혈병은 더이상 절망의 병이 아니”라며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등장하고, 조혈모세포이식 기술이 좋아지면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캡처
‘백혈명 명의’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백혈병센터장은 “백혈병은 더이상 절망의 병이 아니”라며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등장하고, 조혈모세포이식 기술이 좋아지면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캡처

한때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백혈병이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암’으로 변하고 있다. 백혈병은 ‘피의 암’으로 불린다. 피를 만드는 공장인 골수 속 ‘조혈모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백혈구, 적혈구, 혈소판)를 만들면서 발병한다. 고형암은 한 장기에서 시작해 진행되며 퍼지지만, 백혈병은 진단 시점부터 혈액을 통해 전신에 암세포가 퍼져있는 특성이 있다.

백혈병은 1970년대만 해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대다수 환자들이 사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다양한 약제와 함께, 타인으로부터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백혈병 명의’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백혈병센터장(혈액내과 교수)은 “백혈병은 과거에는 불치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고령 환자라 하더라도 10명 중 6명은 완치가 될 만큼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7일 저녁 9시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는 조병식 교수가 출연해 백혈병의 원인과 증상, 최신 치료법에 대해 알려준다.

백혈병은 골수 속 ‘조혈모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혈액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캡처
백혈병은 골수 속 ‘조혈모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혈액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캡처

◇성인에선 급성골수성백혈병 흔해

급성백혈병은 크게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과 ‘급성골수성백혈병(AML)’으로 나뉜다. 소아에서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 흔하고 항암치료 반응도 좋은 편이다. 성인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더 흔하고, 특히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백혈병의 발병 원인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다. 조병식 교수는 “고용량 방사선 노출, 항암치료 이후 2차 백혈병, 벤젠 등 유기용제 노출은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이런 노출력이 없이 백혈병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이 될수록 백혈병 위험은 높아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조혈모세포의 유전적 손상이 누적돼 암세포로 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전성 백혈병은 드물다. 백혈병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하는 주된 목적은 부모 자식 간 유전 여부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돌연변이를 확인해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빈혈·멍·감염 반복 땐 혈액검사부터

백혈병은 특이 증상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적혈구가 떨어지면 피로·숨참 같은 빈혈 증상이, 혈소판이 떨어지면 멍·출혈이, 백혈구 기능 이상이 있으면 원인불명의 열이나 감염이 반복될 수 있다. 조 교수는 “이런 증상은 다른 이유로도 생길 수 있어 백혈병의 증상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이유 없이 몸에 이상을 느끼면 가까운 병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CBC)를 통해 혈액세포 이상을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항암치료로 완치 안되면 조혈모세포이식

성인에서 가장 흔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항암치료가 기본이다. 환자마다 항암치료 강도가 달라지는데, 골수검사로 확보한 백혈병 세포에 대해 염색체 검사와 차세대염기서열(NGS) 분석을 시행, 예후군(좋음·중간·나쁨)을 분류한 뒤 맞춤치료 전략을 세운다. 조 교수는 “예후가 좋은 타입은 항암치료만으로도 재발 없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중간·나쁜 타입은 항암치료 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치료까지 연결하는 전략을 세운다”고 말했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다른 사람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다. 이식 과정은 먼저 환자의 골수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고,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혈관으로 주입하면, 공여자 조혈모세포가 환자 골수에 자리 잡아 환자 몸에 남아 있는 백혈병 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새로운 혈액세포를 생성하게 된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효과적인 치료지만 이식 환자의 절반에서 ‘이식편대숙주병(GVHD)’이라는 합병증이 생긴다. 이식편대숙주병은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피부, 장, 간 등 정상 조직을 공격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합병증이다.

이식편대숙주병도 좋은 약이 나와 치료 전망은 개선되고 있다. 조 교수는 “이식편대숙주병의 1차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지만, 최근 표적 면역조절제 ‘자카비(JAK 억제제)’가 치료에 사용되며 선택지가 늘었다”며 “자카비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레주록(ROCK2 억제제)’이라는 치료제를 쓰는데, 최근 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치료 성적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고령 환자도 조혈모세포이식…생존율 끌어올려

과거에는 젊고 건강한 환자만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했지만, 최근엔 고령층에서도 이식이 확대되고 있다. 조 교수는 “저강도 항암제로 전처치 요법을 시행하면서 고령 환자도 이식이 가능해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공여자 범위가 넓어지고, 대표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 약제가 발전한 것도 고령 환자의 이식 확대와 생존율을 끌어올린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2017년 이후 치료 성적이 좋아진 배경으로 ‘표적항암제의 도입’을 꼽았다. 조 교수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오랫동안 항암과 이식 외에 선택지가 적었지만, 2017년 이후 표적항암제가 해마다 도입되며 치료 성적이 개선됐다”며 “항암치료 후 관해에 도달해 동종 이식까지 연결되는 환자의 경우, 고령이라도 10명 중 6명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혈병 예방에 대해 조 교수는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면서도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고, 이유 없는 피로·멍·감염 같이 사소한 증상이라도 반복되면 혈액검사를 꼭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건강검진 항목에 대해서는 “검진마다 다르지만, 백혈구·적혈구·혈소판을 함께 보는 ‘CBC’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백혈병이 절망적인 병이라는 오해가 남아 있지만, 표적치료·면역치료·정밀의학의 발전으로 맞춤형 치료 계획이 가능해졌고 극복할 수 있는 병이 됐다”며 “치료 과정은 길고 쉽지 않지만 끝까지 견디면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의 암’ 백혈병, 이젠 불치병 아닙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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